BMW 드라이빙 센터가 남기고 간 진한 여운
이 날을 어린아이처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예전부터 꼭 가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특별한 날을 맞이해서 이곳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Challange A, B로 나누어져 있는 90분짜리 프로그램이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해서 저는 Advanced라는 프로그램을 선택하였습니다. 총 3시간 동안 진행이 된다고 하니 한 껏 부푼 마음에 아침 일찍부터 출발했습니다.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에 프로그램이 시작하니 늦잠을 포기해야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 정도는 충분히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판교에서 인천공항까지 대략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또 휴가철이라 그런지 더욱 한산한 도심을 지날 수 있었습니다. 약간은 더운 날씨가 다소 걱정되었지만 너무 햇빛이 쨍쨍하지는 않아서 제법 괜찮았습니다. 이런 생각들을 하며 가다 보면 어느덧 가장 먼저 트랙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럼 이제 한 여름의 드라이빙 센터 체험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아마도 이런 공간이 국내에서는 최초가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의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 전시장, 즉 대리점을 통한 제품의 소개 그리고 시승센터를 통한 자동차의 시승 정도만 운영하고 있어서 굉장히 영업 중심의 인프라만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진짜 구매를 할 고객이 아니라 단순히 관람과 체험이 목적이라면 방문하기가 꺼려지는 곳이 됩니다. 하지만 이곳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는 자동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면서 구매자가 아닌 '팬(Fan)'들이 모이는 장소가 된 것 같았습니다.
이 드라이빙 센터의 1층에서는 BMW에서 판매하는 여러 차종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MINI와 RolceRoyce 차량도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많고 지상 2층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들도 진행하고 있어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제공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차종들이 전시가 되어있었습니다. 최근에 출시한 신형 X1을 볼 수 있었고 출시 예정인 3 시리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330e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M시리즈의 최신형이라고 할 수 있는 M2 쿠페도 전시가 되어있고 심지어 탑승까지 해볼 수 있으니 다른 전시장과는 확실히 차별이 되는 것 같았네요.
그 밖에도 BMW, MINI의 정품 브랜드 상품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제가 BMW의 팬이다 보니 여러 가지 관심 가는 물건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사지 않고 그냥 빈손으로 와서 살짝 아쉽네요. 이번 여름휴가에는 가족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BMW 브랜드 들을 만나 볼 수 있는 드라이빙 센터로 방문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부산 모터쇼에서 처음 만났던 M2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연히 비슷하게 생겼겠지만 궁금해지는 실내와 엔진룸을 볼 수 없었던 사실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그 호기심을 다 털어버렸습니다. 무려 문이 열려서 직접 타볼 수 있도록 제공을 하기 때문입니다. 작은 차체에 엄청난 크기의 엔진을 품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어서 그 기대감이 배가 되었습니다. 공식적인 가격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7,000만 원대의 가격도 고성능 스포츠 세단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이 아닐까 싶네요.
이전에 M4를 타보고 M시리즈의 자동차에 막연한 팬심이 생겼었는데 이번에 출시될 M2에는 큰 기대가 되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구매하고 싶은 그런 욕심이 드는 자동차로 제 버킷리스트에 넣어 두고 왔습니다.
단순히 전시되어있는 차에 오르내리는 것을 체험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죠? 사실 이 곳 드라이빙 센터에 방문하는 주된 목적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여러 가지 드라이빙 스쿨 프로그램입니다. 그냥 단순히 자동차를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BMW 공인 마스터 드라이버에게 교육을 받게 됩니다. 단순히 '타볼 수 있다' 정도가 아니라 올바른 운전을 하는 방법을 익히고 배우는 자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일행은 3명이었습니다. 약 3시간 동안 진행하는 '수업'이라고 해서 혹시 졸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열심히 수업을 듣던 학생이 아니었어서 오랜만에 듣는 수업에 혹여나 걱정했었습니다. 수업 시간이 임박해서는 한눈에 보아도 운전 선생님처럼 생기신 마스터 드라이버께서 시작을 알렸고 저희 팀은 총 6명이었습니다. 남고 분위기를 물씬 낼 것 같았지만 여성분께서 두 분이나 계셨죠.
대략적인 체험 순서에 맞춰서 자세한 프로그램을 설명해 줍니다. 자동차에 타서 올바른 운전 자세를 잡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평소에 하던 자세와는 전혀 다른 자세를 추천합니다. 이쯤 되니 프로그램이 평상시의 운전과 많이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에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라는 용어에 대해서 배우며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들을 듣게 됩니다. 이런 이론 수업들을 35분 진행하게 되면 진짜 트랙에서 직접 교육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트랙 입구에 있는 터미널로 이동하면 드디어 기다리던 차량을 탑승하게 됩니다. 저는 운이 좋게 가장 먼저 차를 고를 수 있었는데 428i를 선택하였습니다. 트랙에 올라가서부터는 촬영이 금지되어 사진을 찍지 못해서 이후에 있던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지는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 교육의 목적은 단순하게 '외제차의 질주' 같은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이런 기대 심리로 이곳에 찾아올게 될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만, 이와는 반대로 안전하고 즐겁게 운전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후에 트랙을 수차례 달리게 되는데 저는 이 시간이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난 정말 운전을 잘하는 것 같아!
이런 생각을 조금이라고 한 적이 있었던 때가 정말 이불 킥 할 정도로 부끄러웠습니다. 사실은 자동차의 전자 장치를 통해서 항상 위험한 순간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인데 말이죠. 트랙을 돌면서 반드시 속도를 많이 내지 않아도 기민하게 도로를 빠져나가는 법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안전하면서도 다이내믹하게 주행하면서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말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M Taxi나 M Drift를 체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리프트가 정말 짜릿했거든요.
근래 살인적인 폭염이 전국을 뒤덮고 있습니다. 이번 휴가에는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짜릿한 드라이빙을 경험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