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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mmii Jun 19. 2018

낯선 땅 이방인

By Robert A. Heinlein 

로버트 A. 하인라인 걸작선 4

로버트 A. 하인라인 Robert Anson Heinlein

2018.05.11~05.28


앞 절반은 너무 흥미진진해 손에 땀을 쥐고 읽었지만 나머지 반은 좀 더뎠다. Too much Hippie 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은 60년대의 미국 히피문화를 이끈 책이라고. 카나비 한껏 취해 모두가 몽롱하고 알몸인 상태에서 모두를 사랑하라, 사랑하자, 뭐 이런 느낌이니.. 사상에는 호감이 갔다만, 마치 벤 켁스턴이 처음에 거부반응을 보인 것 마냥 나도 멈칫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치만 '당신은 신입니다' 개념은 참 좋았더랬다. 모두가 거룩하고, 자신의 행동과 말에 대해 책임을 지고, 누구보다 하등하지 않은 존재로 공존하는 세상. 세상 그 어떤 종교의 교리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스미스의 최후는 최악으로 맘에 안들었다. 그게 필연적인 최후라고 했지만, 꼭 그렇게 저속한 군중성으로 뒤범벅이 된 사람들 때문에 '이탈'을 당해야 했나.

읽다 보면 이 시대 여성이 어떤식으로 소비되었는지 엿볼 수 있는데, 좀 부담스럼고 불편한 면이 없잖아 있다. 그러나 시대가 시대였으니 감안하고 읽는 것으로...


인간=식량

죽음=이탈

물을 나누다, 물형제=Grok

그대는 신입니다=Thou art god

Thou art god, I am god. All that groks is god


****************************************


“Faith strikes me as intellectual laziness.”



“I grok in fullness.”



"I've found out why people laugh. They laugh because it hurts so much . . . because it's the only thing that'll make it stop hurting."



“…나는 내가 인류애를 위해 봉사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생각에 즐거웠소. 그러다가 언젠가 깨달았지. 인류애는 봉사받기를 원하 지 않는다는 사실을. 오히려 봉사하려는 시도에 불쾌감을 드러내지. 그래서 지금은 이 쥬발 허쇼를 즐겁게 하는 일을 하고 있소." -163p

“My dear, I used to think I was serving humanity . . . and I pleasured in the thought. Then I discovered that humanity does not want to be served; on the contrary it resents any attempt to serve it. So now I do what pleases myself.”



스미스도 언젠가는 종교에 직면해야 했다. 혼란스러운 이 행성에서 앞으로 살아가자면 종교를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제기랄, 아직은 아니었다. 종잡을 수 없는 인간의 행동 패턴에 그가 익숙해질 때까지는 기다려야 했다. 게다가 그가 경험하게 될 첫 번째 종교가 포스터교라니, 그건 안 될 말이다!!

독실한 불가지론자인 쥬발은 칼라하리 사막의 부시맨들이 믿는 정령신앙에서 고도로 지성화된 신앙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교를 동등하게 여겼다.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다른 종교보다 더 싫어하는 종교가 있었고, 그중에서도 신계시파 교회라면 이를 갈 정도로 싫어했다. 하늘나라와의 직접적인 연계를 통해 영적 직관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라든가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편협성, 그리고 미식축구 경기와 물품 판매를 예배와 연계시킨 발상이 그를 우울하게 했다.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교회에 나가야 한다면, 가톨릭이나 크리스천 사이언스, 혹은 퀘이커처럼 위엄을 갖출 수는 없는 걸까?

만약 신이 존재하고(쥬발은 이 문제에 대해 중립을 지켰다) 그분이 예배를 받고 싶어 한다면(그가 보기에는 믿기 어려운 명제이지만 자신이 모를 수도 있으니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은하를 만들어낼 정도로 대단한 신이 포스터교도들이 '예배'라고 올리는 소란스러운 난센스에 감동할 가능성은 털끝만큼도 없어 보였다. -259p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쥬발은 그와 같은 '우연의 이론'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것이 과학자라 자칭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리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더라도, 무작위의 우연은 우주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무작위의 우연은 무작위의 우연을 설명하기에 충분치 않다. 항아리는 스스로를 담지 못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260p



“예.” 듀크가 대답했다. “마이크가 무엇을 먹든 앞으로 상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축하하네 ! 다른 사람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지혜의 80퍼센트는 얻은 셈이지." -331p



앤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게 아니에요. 나는 성공한 남자들과 키스를 많이 해봤어요. 하지만 그들은 거기에 온 정신을 쏟지 않아요. 아니, 쏟을 수 없어요. 아무리 열정적으로 키스를 해도 마음 한 구석에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죠. 마지막 버스를 놓치지 않을까, 이 여자를 애인으로 만들 수 있을까, 내 키스 솜씨는 어떨까 하는 생각, 직장이나 돈에 대한 걱정, 남편이나 아빠 혹은 이웃한테 들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등으로 고민하죠. 마이크는 키스 솜씨는 없어요....... 하지만 그는 키스할 때 다른 것을 하지 않아요. 상대방이 마이크의 온 우주가 되는 거죠……. 그리고 그 순간은 영원해요. 그는 어떤 계획도 없고 아무데도 가지 않으니까요. 그저 키스만 하는 거죠.” -340p



"그렇다면 쥬발, 내가 정부를 비난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가요?”

"아니지. 싫은 소리는 필요하네. 다만 내 말은 현재의 악당을 몰아내기 전에 다음에 들어설 악당이 어떤 자인지 살펴보라는 거야. 민주주의는 어설픈 제도네. 그렇더라도 다른 제도에 비해 서는 훨씬 낫지. 민주주의의 최대 과실은 지도자가 유권자들의 수준을 반영한다는 사실이네. 낮은 수준이지. 하지만 뭘 기대하겠나? 그러니 더글러스를 를 잘 보게. 그의 무지와 어리석음. 이기주의. 동료 미국인들과 비슷하네. 평균보다 조금 나을 뿐이지. 그런 다음 그의 정부가 무너졌을 때 총장 자리에 들어서게 될 사람을 생각해보게.”

“별 차이 없습니다.”

“차이는 언제나 난다네! '나쁜 것'과 '더 나쁜 것'의 차이 말일세. 그리고 이것은 좋은 것'과 '더 좋은 것'의 차이보다 훨씬 더 뚜렷하지.” -347p



“소유권은 미묘한 추상적인 관념이자 수수께끼 같은 관계지. 사람들은 우리의 법 이론가들이 소유권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모르네. 나도 화성인의 관점에서 생각한 뒤에야 이것 이 얼마나 교묘한 것인지 알게 되었네. 화성인들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네.......... 심지어는 자신들의 몸조차도.”

“잠깐만요, 쥬발, 사유재산은 동물들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성인들은 동물이 아닙니다. 그들은 도시를 비롯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문명화된 종족이죠.”

“맞네. 여우한테는 굴이 있고 하늘 위의 새들은 둥지가 있지. 감시견이야말로 내 것과 네 것의 구별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존재들이고, 하지만 화성인들은 아니네. 수많은 연로한 시민들, 자네한테는 '유령'이 되겠지만, 그들이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을 가리켜 '재산' 이라고 부른다면 모를까.” -348p



“내가 말하는 것을 들어봐도 자네는 내가 믿는다고 생각할걸. 그저 평소대로 예의를 갖춰 말하는 것뿐이야. 내 친구 한 명은 점성술을 믿네. 하지만 굳이  생각을 밝혀서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 적은 한 번도 없어. 테이블 태핑이나 자기 아이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는 믿음 같은, 내가 볼 때는 도무지 말도 안 되는 믿음은 결코 이해의 대상이 아니네. 신앙이라는 것은 지성을 무력화시키는 힘이 있으니까. 사실 마이크가 자신의 원로'를 믿는 것은, 비를 내려달라고 기도함으로써 우주의 역학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 것에 비하면 꽤나 합리적인 믿음이라네.” -349p



마흐무드가 보기에 허쇼는 박물관에 전시된 '양키'의 표본처럼 보였다. 저속하고 격식에 맞지 않는 촌스런 평상복 차림에 시끄럽고 아마 무식할 테고 거의 확실히 옹졸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전문직에 종사했다. 마흐무드 박사의 경험에 따르면 미국의 전문가들은 교육이 부족하고 자기 분야밖에 모르는 단순한 기술자들이었다. 그는 미국적인 것이라면 뭐든지 다 싫었다. 우후죽순 생겨난 이상한 종교들, 형편없는 요리, 옹졸한 매너, 저속한 건축물, 역겨운 예술, 게다가 자기들이 최고라는 맹목적이고 오만한 믿음까지. 여자들은 또 어떻고, 대개 무례하고 독단적인 데다가 몸매는 비쩍 말랐다. ... -361p



...무대 위에서 자신한테 쏠리는 찬탄의 시선이나 노골적인 욕망을 느껴도-그녀는 이런 것을 분명히 느꼈고 그게 누군지도 알았다-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훈훈해지며 기쁘기까지 했다.

질은 이제까지 노출증을 잘난 체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말로 생각했다. 이를 애써 무시해왔다. 이제 자신을 찬찬히 돌아보게된 그녀는 이런 식의 자기도취가 정상이라고 여겼다.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얘긴데, 자신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건강했다. 사실 건강에는 늘 자신이 있었다. 간호사라면 다여 그래야 하지만, 질은 코감기나 복통, 심지어는 생리통마저 앓아본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래, 건강한 여자가 남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즐긴다면, 해가 지면 밤이 오듯,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여자를 보며 좋아할 수 있어. 이제야 질은 듀크가 왜 그렇게 여자들 사진을 밝히는지 이성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571p



“맞는 말이야. 질투는 병이고 사랑은 건강한 상태지. 정신이 미숙한 자들이 종종 이 둘을 혼동하거나 사랑이 커질수록 질투도 커진다고 착각하지. 하지만 두 감정은 서로 양립할 수 없네. 하나의 감정이 나머지의 자리를 빼앗아가니까. 가끔 이 둘이 한꺼번에 일어나면 참을 수 없는 혼란이 생겨. 자네 고민도 그런거였어. 질투심이 고개를 쳐들자 차마 그것을 볼 수 없어서 도망을 쳤던 거야.” -687p

"Jealousy is a disease, love is a healthy condition. The immature mind often mistakes one for the other, or assumes that the greater the love, the greater the jealousy - in fact, they are almost incompatible; one emotion hardly leaves room for the other."



”...벤, 성 윤리는 민감한 문제네. 우리 모두는 소위 '도덕 이라는 이름의 터무니없고 쓸데없고 사악한 지침에 맞서 각자 나름의 방안을 모색해야 하네. 다들  지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거의 모든 사람이 그것을 위반하지. 그러고는 죄책감을 느끼고 입에 발린 소리를 하며 스스로를 위로해. 좋든 싫든 도덕은 그렇게 항상 우리를 옥죄고 있는 골칫거리지.

벤, 자네도 마찬가지야. 자네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영혼이라 생각해. 그래서 사악한 지침을 깨부수려 하지. 하지만 자네한테 생소한 성 윤리 문제를 만나면 바로 그 기독교 지침을 잣대로 들이대지. 그래서 자동적으로 속이 메슥거리게 되는 거야. 그러면 자네는 그런 생리적 반응을 보고, 자기는 옳고 그들은 틀렸다고 단정하겠지. 쳇! 나라면 차라리 시행착오를 감행하겠네. 자네 속이 메슥거리는 이유는 별거 아니네. 자네가 이성적인 사고를 하기도 전에 자네한테 주입된 편견 때문이지.”

“그럼 당신 속이 메슥거리는 이유는 대체 뭔데요?"

"그야 내 속도 마찬가지로 어리석으니까. 하지만 나는 본능적인 반응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생각만큼은 그렇게 하지 않네. 나는 이상적인 윤리를 창조하려는 마이크의 노력을 아름답다고 생각해. 현재의 성 윤리를 타파하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그의 노력에 갈채를 보내지. 철학자들은 이런 용기가 없어. 그들은 현행 도덕의 기본 사항들, 가령 일부일처제니 단일가족이니 금욕이니 신체 관련 금기사항과 성교에 대한 억압, 뭐 이런 것들을 대충 소화해서 설명하지. 고작 한다는 얘기가 여자의 가슴이 외설적인가 하는 논쟁이나 하고 있고 말이야!

하지만 결국 학자들의 논의는 우리가 이런 도덕에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전제로 하네. 세상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비극이 도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 일어난 게 아니라 도덕 자체의 문제라는 증거가 버젓이 있는데도 무시하면서 말이야.

화성에서 온 사람은 이렇게 신성불가침으로 떠받들어지는 규칙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이를 거부한 거네. 나는 마이크가 실행하려는 윤리의 세세한 면은 잘 몰라. 다만 그것이 주요 국가들의 법에 위배되고, 주요 종교를 곧이곧대로 믿는 멍청한 신도들을 자극하리라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어. 불가지론자와 무신론자들도 그를 고운 눈으로 보지 않을 걸세. 그럼에도 가엾은 이 꼬마는-.

...아무튼 가엾은 이 가짜 화성인은 섹스가 행복에 이르는 한 방법이라고 말하네. 섹스가 행복의 수단이어야 한다고 말이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우리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는 데 섹스를 사용하지.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되네. 섹스는 행복을 안겨주거나 적어도 즐거움을 줘야 해.

성경에 보면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는 계명이 있지. 그래서 어떻게 됐나? 내키지 않은 순결, 간통, 질투, 괴로움, 불 행, 심지어는 살인까지 일어났지. 가정은 파괴되고, 아이들은 비뚤어졌으며, 교활한 수작이 난무했지. 그렇다면 이 계명은 지켜진 건가? 만약 계명이 금지하니까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남자가 있다면, 나는 그가 스스로를 기만하거나 아니면 성욕에 이상이 있다고 의심할 걸세. 아이를 잉태시킬 수 있는 씩씩한 남자라면 실제 행동이야 어떻든 간에 많은 여자들을 탐하게 마련이지.

이제 마이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볼까. ‘내 아내를 탐할 필요 없습니다. 그녀를 사랑하십시오! 마음껏 사랑해도 좋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얻었고, 두려움과 죄책감, 증오와 질투를 벗어 던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실로 엄청난 주장이야. 내가 기억하기로 이 정도로 소박하고 순진한 사람은 문명화되기 이전의 에스키모인들이 유일하네. 그들은 완전히 고립된 생활을 했기에 그들 자체가 ‘화성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네. 물론 지금이야 그들도 우리의 ‘미덕'에 물들어 우리와 다를바 없이 정숙을 지키고 간통을하지. 벤, 그들이 그렇게 해서 무엇을 얻었나?

...그럼에도 에스키모들은 항상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로 묘사되곤 하지. 그들은 질투 때문에 고통 받는 일이 없네. 아예 질투라는 말 자체가 없지. 그들은 편의를 위해 혹은 재미로 배우자들을 서로 빌려줘. 그래도 불행하지 않네. 그럼 대체 누가 미친 건가? 이 우울한 세상을 둘러보고 몰해보게. 마이크와 더불어 살아가는 자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행복해 보이던가, 아니면 불행해 보이던가?” -694p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대는 신이고, 나는 신이고, 공감하는 모두가 신이니까요. 나는 여태까지 내가 가보고 느끼고 경험한 모든 것입니다. 나는 내가 공감한 모든 것입니다. 아버지, 나는 이 행성이 처한 끔찍한 상태를 보고, 내가 그것을 바꿀 수 있으리라 공감했어요. 내가 가르쳐야 했던 것들은 학교에서는 가르칠 수 없었죠. 그래서 종교가 아님에도 어쩔 수 없이 종교로 위장할 수밖에 없었고, 멍청이들의 호기심을 끌어 발을 들여놓게 했던 겁니다. 조금은 먹혀들었어요. 수련은 화성의 둥지에서 자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으니까요. 당신도 보고 나누었듯이, 우리 형제들은 평화롭고 행복하게 다툼과 질투 없이 잘 지낸답니다.

그것만은 참으로 자랑할 만한 일이죠. 남성 여성은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입니다. 낭만적인 육체적 사랑은 어쩌면 이 행성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선물일 겁니다. 정말 그렇다면 우주는 참으로 별 볼일 없는 동네겠죠. 그래서 나는 스스로가 신인 우리들이 이런 소중한 선물을 잘 보존하고 널리 퍼뜨리게 되리라 희미하게나마 공감합니다. 육체와 영혼이 희열 속에서 서로 만나 주고받으며 기뻐하는 일. 바로 이런 것이 있기에 이 행성이 그토록 풍성하고 멋진 곳이겠죠. …” -794p



“자네는 신의 노릇을 하는 게 두렵지 않나?"

마이크는 노골적으로 즐거워하며 씩 웃었다. “나는 신입니다. 그대는 신입니다. 그리고 내가 제거한 얼간이들도 모두 신입니다. 쥬발, 신은 떨어지는 참새 한 마리도 눈여겨본다는 말이 있죠. 그리고 그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 말을 영어로 정확하게 표현하면 이렇게 됩니다. ‘신은 참새를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 다. 왜냐하면 참새가 바로 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참새를 쫓 는 고양이도 신이랍니다. 신의 뜻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죠.” -798p



"...그런데 핵심적인 한 가지 사항을 놓치고 있었어요.

인간은 화성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나는 이런 실수를 계속해서 저질렀어요. 스스로 잘못을 교정해가면서도 실수는 계속되었죠. 화성인한테 통한다고 해서 그게 꼭 인간에게도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화성어로만 포착되는 개념적 논리는 두 종족 모두에게 적용됩니다. 논리는 변하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자료는 달라요. 따라서 결과도 당연히 다르죠.

나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왜 사람들이 배가 고플 때, 나머지 사람들이 자신을 먹을 수 있게 제 몸을 희생하는 자원자가 나오지 않는지. 화성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하고, 그건 명예로운 일 이거든요. 또 아기들이 왜 그렇게 소중한 보살핌을 받는지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화성에서는 아기들이 죽든 살든 그냥 집밖에 내다버려요. 그리고 애벌레의 십중팔구는 첫 번째 계절을 넘기지 못하고 죽죠. 문제는 그거였어요. 나는 논리는 맞지만 자료를 잘못 읽은 겁니다. 여기서는 아기들이 경쟁하지 않고 어른들이 경쟁을 합니다. 화성에서는 반대죠. 어른들은 아기 시절에 솎음질을 거쳐 선택된 자들이니까요. 아무튼 경쟁과 음질이 일어나는 건 어디서나 마찬가지예요. 그렇지 않다면 그 종족은 내리막길을 걸을 테니까.

내가 너무 무리해서 경쟁을 배제하려고 한 게 잘못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나는 인간 종족이 나를 순순히 내버려두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공감하기 시작했습니다.” -799p



듀크가 방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말했다. “마이크! 밖을 보 고 있었나요? 군중들이 호텔 주위로 몰려들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마이크가 대답했다. “기다림이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고 사람들한테 말해줄래요?” 그는 쥬발에게 하던 말을 계속했다. “‘그대는 신입니다.’ 이 말은 그저 듣기 좋으라고, 희망을 가지라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도전입니다. 개인이 책임을 떠맡자는 것을 용감하게 선언하는 말입니다.” 그의 얼굴이 슬퍼보였다. “하지만 그 뜻을 제대로 알아들은 사람은 거의 없어요. 극소수의 사람들, 여기 있는 몇몇 형제들만이 내 말을 이해했고, 쓰라림을 달콤함으로 받아들였고, 일어나 마시고 공감했죠. 수백, 수천 명의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개종'한 상이라도 되는 양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무시했습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그들은 신을 자신들 바깥에 존재하는 어떤 것이라고 고집했어요. 신의 이름을 빌어 나태한 우매함을 합리화하고 자기만족을 얻으려는 거죠. 노력은 본인 스스로의 몫이다. 모든 고난은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라는 말을 귀담아 듣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화성에서 온 사람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까지 내가 거둔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많기 때문에 혹시나 내가 잘못된 길에 들어선 건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이 종족은 분열하고, 서로를 미워하고, 싸우고, 계속해서 불행하고, 심지어는 자신과도 불화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모든 종족이 필연적으로 겪는 솎음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말입니다….” -8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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