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까 기록해 두는 간밤의 꿈 한 조각. 애타게 기다리던 버스가 마침내 왔는데, 이상하다. 정면에 쓰인 번호랑, 옆면에 쓰인 번호랑 뒷면에 쓰인 번호가 달랐다. 올라탄 모든 버스가 다 그래서, 올라타고 나면 잘못 탄 버스였고 보내고 나면 내가 타야 할 버스였다. 하염없이 쫓기는 마음으로 내내 식은땀을 흘리다 잠에서 깼다.
출근하려고 집을 나섰더니, 비바람이 몰아치고 주위가 컴컴해 한층 더 움츠러드는 마음이 되었는데, 어디서 나타난 검은 고양이가 내 눈앞에서 튀어올라 까무러칠뻔했다. 휴, 길고도 고단한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