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재택근무를 해보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국이 어지러운 요즘,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회사가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 회사가 위치하고 있는 부천시에도 확진자가 생기고,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 등 출·퇴근하는 것도 꽤나 스트레스일 것이라고 판단하여 일주일간의 재택근무를 진행했다.
우리는 재택근무를 시범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첫 도입부터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원격근무(재택근무를 포함)를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회사들도 시스템을 안정화하는데 꽤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기 전 회사에서는 팀원들이 집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세팅하는 시간을 가졌다.
1. 각종 툴 정비
- 슬랙 (기존 사용 사내용 메신저, 모든 직원 사용)
- 노션(기존 사용 사내용 위키/업무 정리 툴, 모든 직원 사용)
- 공유 드라이브(기존 사용 사내용 드라이브, 모든 직원 사용)
- 깃랩(기존 사용 데브옵스 시스템, 개발 관련 직원 사용)
- 구글 행아웃(최초 도입 구글 화상회의/통화 시스템, 모든 직원 사용)
- 원격 개발/배포를 위한 개발 환경 세팅(최초 도입 원격 접속 개발 환경, 개발 관련 직원 사용)
2. 업무 배분
- 대표님과 각 팀장님들이 모여 각 팀에서 일주일간 진행해야 할 업무에 대해 공유하고 팀원에게 분배
우리 회사는 1인 1 노트북, 1인 1 로봇을 지급하기 때문에 집에서 업무환경을 세팅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 원격에서 회사 개발 시스템에 접속해서 업무 하는 시스템은 아직 운영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세팅이 필요했다. 다행히 이 부분은 CTO님께서 근무 시작 전에 세팅해주셔서 원활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다.
매 월 첫 번째 월요일에 모여서 월간회의를 진행하는데 3월은 재택근무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구글 행아웃으로 온라인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행아웃을 처음 써보는 사람도 있어서 다 같이 모여서 안정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데는 약 10분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갑자기 전화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서 비상연락망을 만들어 급하게 통화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두기도 했다.
우리 팀의 경우 업무를 종료하는 시간인 오후 6시(오전 9치 출근 기준) 이후에 본인이 하루 동안 진행한 업무에 대해 정리해서 노션에 공유하도록 했다. 일주일간의 업무를 미리 공유하였지만, 매일 진행한 업무와, 남은 업무를 체크하는 것이 재택근무의 단점 중 하나인 늘어짐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재택근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의지이다.
재택근무를 포함한 원격근무는 '내가 있는 곳이 곧 사무실'이기 때문에 업무시간과 쉬는 시간을 잘 구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에서 근무할 때보다 업무 처리 속도가 느려 원치 않는 야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시간을 정하고 단기/장기로 해야 할 일을 정하고 스스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것은 팀원의 의지에 달린 것이다.
반대로 회사는 팀원들이 함께 있지 않아도 스스로 업무를 잘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신뢰해야 한다.
재택근무를 시행하며 컴퓨터 접속 시간을 분 단위로 체크한다거나, 한 시간에 한 번씩 본인의 업무를 보고하는 회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렇게 하는 건 회사에서 팀원들이 스스로 업무를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모든 통제가 회사 중앙에서 이루어지기를 원하기 때문 아닐까?
우리는 모두 성인이기 때문에 통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잘해나갈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장점
출·퇴근시간을 줄일 수 있어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준비 시간을 줄이다 보니 좀 더 여유롭게 업무를 할 수 있다.
조용한 환경에서 업무 하다 보니 좀 더 집중할 수 있다.
사내 소통채널이 잘 구축되어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식사시간을 용이하게 배분할 수 있고 식사값을 아낄 수 있다.
틈틈이 집안일을 할 수 있다.
단점
빠른 피드백/소통이 필요한 경우 메신저로 주로 대화하다 보니 시간차가 생겨 불편할 때도 있었다.
집에 업무 환경을 세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업무에 필요한 것(전화, 프린터 등)이 없어서 업무를 진행하는데 조금 불편했다.
자꾸 무언가를 먹게 된다.
그 외
기회가 되면 종종 원격근무를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재택근무를 처음 본 가족들이 퇴사한 것으로 오해했다.
원격에서 이슈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게 된 것이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업무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았다.
나태지기 쉽기 때문에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 의심하며 정신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다.
원격근무에 대해서는 아직 찬, 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린다.
특히 우리 회사의 경우 제품을 사내에서 제조/배송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직군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하기란 아직 시기상조이다. 실제로 팀장 이상은 재택근무 기간에도 사무실에 나와 업무를 하며 배송이나 전화 응대 등의 업무를 하기도 했다. 맡고 있는 업무에 따라 사무실로 출근해야만 처리할 수 있는 것도 있기 때문에 100% 원격근무 도입은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처럼 사회 전반적으로 조심해야 하는 분위기나 천재지변이 발생하는 등 꼭 필요할 때에 운영하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재작년 세운상가에서 근무했을 때 사무실에 비가 새 물바다가 되었을 때, 한겨울에 사무실 문이 안 열리고 너무 추웠을 때... 이럴 때 도입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꼭 원격근무가 아니더라고 팀원들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내 소통채널 정비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 부분은 좀 더 고민해서 앞으로 더 스마트하게 업무에 집중하고, 스스로 업무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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