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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트럭 Apr 05. 2020

현장, 순례 (4)

포트럭이 들려주는 소소한 이야기 : 종교/역사 편 

지난 시간에 이어 현장 순례가 가지는 의의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첫번째가 유적 발굴에 기여, 두번째가 순례 붐 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세번째 입니다.   


현장의 대당서역기는 그 자체로 매우 흥미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불교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친근감 있게 들려주는 이야기 소재로 애용되었습니다. 그렇게 당나라 때부터 현장의 이야기는 구전으로 끊임없이 전해 졌는데요. 입에서 입을 거치며 재미와 상상력이 더해졌습니다. 


송나라 시대에는 현장을 괴롭히는 요괴가 곳곳에서 등장합니다. 요괴는 현장이 지나치는 지역의 토착신앙으로 형상화됩니다. 예를 들어 원숭이를 숭배하는 지역을 지날 때는 원숭이가 요괴로, 돼지를 숭배하는 지역에는 돼지가 요괴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원대에 이르자 현장을 괴롭히던 요괴가 현장을 돕는 조력자로 변해 서역길을 동행합니다. 마침내 명대에, 구전으로 전해지던 이야기를 오승은이라는 사람이 총 100회로 엮어냅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이 바로 서유기입니다. 



세번째 : 서유기의 모태 (현장의 서역 순례를 소설로 각색) 


서유기는 당나라의 승려 삼장법사가 당태종의 명을 받아 불경을 가지러 서역으로 가는 길에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81가지의 난을 거친 끝에 마침내 불경을 가지고 돌아온다는 내용입니다. 


삼장법사가 바로 현장입니다. 삼장이란 불경의 3요소인 경장, 율장, 논장을 일컫는 말로, 현장이 삼장에 능해 삼장법사라고 불리게 된 것입니다. 


서유기는 중국의 4대 기서에 해당하는 매우 유명한 소설입니다. 이야기는 단순하고 권선징악의 해피엔딩으로 다소 뻔하다고 할 수 있지만 해석하기에 따라 다양한 깨달음을 주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사랑받는 이야기입니다. 

중국 4대 기서란 명나라, 원나라 소설 중 가장 특출난 4개의 소설을 일컫는 것으로, 수호전, 삼국지연의, 금병매, 그리고 서유기가 이에 해당한다. 


특히 등장하는 캐릭터가 모두 매력적이고 개성이 강해 전 세계적으로 여러 가지 형태로 리메이크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날아라 슈퍼보드", "마법천자문"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정말 많은 버전으로 각색 혹은 패러디 되었습니다. 일본 만화작가인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도 빼놓을 수 없지요.  


서유기의 캐릭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손오공은 전지전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권두운을 타고 천리를 한걸음에 갈 수도 있으며, 분신술에 능하고 여의봉이라는 강력한 무기도 지니고 있지요. 삼장법사가 만난 거의 모든 요괴들은 전부 손오공이 무찌릅니다. 하지만 삼장법사에게 만큼은 꼼짝을 못합니다. 중국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가 바로 손오공입니다. 


한편 삼장법사는 해박하고 불심이 깊지만 현실감각이 제로입니다. 그래서 늘 위험에 빠지지요. 요괴에게 속아 넘어가기 일쑤이며,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손오공의 도움으로 헤쳐 나갑니다. 


저팔계는 원래 하늘의 강을 지키는 천봉원수였으나, 선녀를 희롱한 죄로 인간계에 떨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사오정도 천계의 권렴대장이었으며, 삼장법사가 타고 다니는 용마도 서해 용왕의 아들이었으나 죄를 지어 인간계로 내려온 것입니다. 


이들은 삼장법사를 도와 서역에 가서 불경을 구해 옴으로써 투전승불(손오공), 정단사자(저팔계), 금신나한(사오정), 천룡팔부(용마)라는 직책을 받게 됩니다. 




서유기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삼장법사 일행이 서역으로 향하며 겪는 81가지 고난을 인생의 여정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또한, 삼장의 다섯 일행은 결국 한 사람이고, 한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다양한 성격과 자의식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서유기는 지금도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문화유산입니다. 현장의 순례가 우리에게 준 커다란 선물, 바로 서유기입니다.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손에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현장이 서역을 다녀와서 대당서역기를 남겼듯이, 제가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이상으로 "현장,순례" 글을 마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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