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에 같이 먹을 사람 없을 거예요. 이거 드세요.”
박 대리가 새로 온 인턴에게 샌드위치를 주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대범인, 인턴인 그녀는 소심인이다.
박 대리는 오늘 그녀의 점심을 챙겨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나름의 방식으로 배려를 했다. 물론 ‘점심을 혼자 먹어야 할 것 같은데 무엇을 어떻게 먹길 원하는지 혹은 점심 자체를 먹을 예정인지’ 등을 묻진 않았다. “사무실에서 먹어도 되니 편하게 드세요”라는 말을 더했다.
대범한 배려가 명확하고 편할 때도 많지만, 그날은 조금 어긋난 것 같다. 인턴은 감사하다며 샌드위치를 받았으나 그것을 사무실에서 먹지 않았기 때문.
점심시간이 됐고, 사람들이 빠져나갔다. 업무가 급한 몇 명만 남아 있었는데 그날따라 유독 조용했던 것 같다. 정적을 깨는 ‘부스럭’ 소리가 났고, 나는 슬쩍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소리의 주체가 내 반응에 신경 쓸까 봐 정말이지 눈알만 돌렸다. 그녀가 샌드위치의 포장지를 뜯다가 주변을 살피는 듯하더니 다시 싸서 옆에 둔다. 잠시 후 큰 결심을 한 듯 포장지를 열다가 옅은 숨을 뱉으며 다시 넣는다. 그렇게 두어 번 더 반복하고는 결국 샌드위치를 들고 사무실을 빠져나간다.
그 샌드위치는 회사 건물 1층의 전문점에서 박 대리가 사다 준 것이다. 하지만 인턴의 손에 들린 채 다시 매장으로 돌아갔고, 그녀는 그곳에서 샌드위치의 포장지를 벗기고 맛있게 먹었다.
마침 건물로 들어서다가 그 모습을 본 부장님이 박 대리를 불러 “왜 인턴을 챙기지 않았냐~. 매장에서 혼자 쓸쓸하게 먹더라” 하고 다그쳤다. 박 대리는 당혹스러웠다. 분명 사다 준 것 같은데 그건 꿈이었을까,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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