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가 바글거리는 회사에 다닌다. 보통 조직에 많아야 한두 명인 그들이 이곳에선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더 특이한 점은 나머지 반이 개발자라는 점이다. 회사의 신조가 ‘심리학과 IT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복도의 벽면이 책장으로 되어 있는데, 《이상심리학》, 《아동발달의 이해》, 《스트레스 휴지통》처럼 눈에 익숙한 심리학 서적과 더불어, 《ASP.NET》,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처럼 전혀 다른 성격의 책들이 함께 모여 있다.
전혀 다른 분야의 두 집단이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일하는데, 바로 그 책상이 내 자리다. 본의 아니게 두 집단의 경계에 위치한 탓에 양쪽의 성향을 자주 접한다.
역시나 심리학자들은 소심하다. 그들의 어떤 면은 놀라울 정도로 공통된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개발자들도 하나같이 소심하다. 거의 모든 직원이 소심하다는 얘기다. 첫 출근의 기억이 선명하다.
“자, 여기는 오늘부터 같이 일하게 된….”
“안녕하세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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