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하게 만드는 위로 IV
고등학교 친구들이 오랜만에 모였다. 그중 두 녀석이 대화를 한다.
한 녀석은 범생이 스타일이다. 착실하게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갔다. 늦지 않게 졸업했고 남들보다 빠르게 기회를 얻어 목표했던 회사의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다른 녀석은 자유인이다. 학창 시절에도 공부는 담을 쌓았고 이것저것 경험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범)생이는 신경 쓰는 게 많은 편이었고 (자)유인은 그렇지 않았다. 생이는 소극적인 성격인 반면 유인은 어디서나 당당했다. 생이가 면접에 대한 걱정을 하자 유인이 이해할 수 없다는 말했다.
“야, 좋은 대학 나왔고, 장학금도 받았고! 뭐가 걱정이야?”
“그래도… 긴장되는 걸 어떡하냐.”
“어휴~ 내가 너 정도 됐으면 합격은 따놓은 당상인데.”
자유롭게 살았던 유인의 눈에 생이의 염려가 닿을 리 없다. 유인에게 어려운 일이란 ‘해보면 되고 실패하면 나중에 다시 시도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생 동안 이 목적만을 향해 달려온 생이의 면접을 체감하기 어렵다.
유인은 사실 응원하기 위해 저런 말을 한 것이었다. 그것이 생이에게 어떻게 전달될지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내가 너 정도 됐으면:
"네가 가진 그것들, 원래부터 있던 거잖아."
이 표현은 상대가 가진 좋은 성향이나 환경이 별 노력 없이 원래부터 탑재되어 있던 것이고, 따라서 그 좋은 패를 갖고도 한 발짝 못 나서는 꼴이 무력하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 상대가 어떻게 현재에 도달했는지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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