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일상, 일방의 기록
(1) 라이프가드 자격 정보와 교육 1일차 소감
(2) 라이프가드 교육 과정: 영법 소개, 요령
(3) 자격 검정과 그 후 봉사 활동
라이프가드 자격증은 내게 오래 된 버킷리스트, 은전 한 닢 같은 것이었다. 적십자사 과정의 경우 특히 더 힘들기로 유명하기도 하고, 당시의 상황 등등이 적기라 판단돼 무작정 라이프가드 과정을 신청했었다. 그 판단이 옳았던 것인지는..
여기서 잠깐.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작은 정보라도 알려드리기 위해 과정에 대한 최신 정보를 찾아 보았다. (적십자사 기준으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이 곳에서 확인 가능하다.)
1. 강습시간: 54시간 (강습시간이 56시간에서 변경되었다고 한다! 아니! 물지옥에 있는 시간이 두 시간이나 줄어들다니!)
2. 참가대상: 만 18세 이상 / 자유형, 평영 각 50m, 잠영 10m 이상 가능자 (가능자라고 해서 손쉽게 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3. 교육내용: 구조영법, 자기구조, 수영구조, 장비구조, 응급처치, 구조호흡, 심폐소생술 자동제세동기 등 (허허 정작 알아야 할 지옥의 웜업, 지옥의 중량물, 지옥의 입영 등이 빠져있구만..요 영악한 적십자!)
4. 강습료: 180,000원 (큰 돈 때문에라도 과정을 끝까지 수료하게 하려는 계략 같지만 돈이고 뭐고 때려치고 싶을 것이다)
5. 자격 검정 시험은 위의 과정을 수료한 자에 한해서 응시 가능하며 자격증 유효기간은 3년임
6. 주중반은 과정을 빠르게 수료할 수 있다는 장점 (하지만 사람이 할 짓이 못 되고)
주말반은 직장인들에게 일정 부담이 없고, 체력을 비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평일 내내 그만 둘까?하는 자기 자신과의 끝없는 타협 속에 살게 된다.)
그렇게 매 회 8, 9시간 정도의 강습을 7회 가량 듣게 된다.
기본적으로 이 자격증은 사람을 구하는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도가 높을 수 밖에 없고,
결석/지각에 대해서도 철저히 관리한다. 일정 시간 지각이 허용 됐다면 철저히 활용 됐을지도..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참가자는 일정 수준 이상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하며 첫 날 이를 테스트 한다.
테스트 합격 기준은 (영법 정확성 고려한) 자유형, 평영을 합친 200m/4분 내 완주다. 테스트 합격자는 바로 1일차 수업을 지옥행 티켓을 받게 된다.
테스트 날 (1일차 교육날) 80명 가량의 참가자들이 올림픽 수영장에 모였다. 모인 분들 다 수영 엄청 잘하실 것처럼 생겼다. (수능날 교실에서 본 애들 다들 공부 잘 하게 보였던 것처럼..)
평소 운동은 꾸준히 했지만 수영을 안한지 오래라 걱정됐던 게 사실이다. 믿는 것이라고는 초등학교 때 월화수목금토일 수영장에서 살면서 전국대회 나갔던 추억 정도?
테스트는 시작되었고, 앞 서 테스트 받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나름의 전략을 짰다.
'오' 탄성 나오는 출발을 보였던 분들일수록 완주도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며 오버페이스는 절대 하지 않기로.
영법의 정확성, 말그대로 체력보다는 수영 실력을 보기 위한 테스트라 생각보다는 여유 있게 글라이딩을 충분히 가지고 가면서 테스트에 임해도 된다.
(체력은 버티면 어차피 수료과정 막판에 다들 올라온다. 그 단계까지가 지옥인 것은 함정)
물론 그럼에도 나는 테스트 후 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추태지만 대자로 누워 있었다; 결과는 다행 중 불행으로? 합격이었고, 80명 중에 50명 정도가 합격했던 것 같다.
간단한 OT를 마치고 알게 된 것은
일부 나와 같은 직장인이 있긴 하지만 체대생, 특전사 분들이 많았다는 점이었다. 연세가 어느 정도 있으신 분들은 동호회 활동 중에 참가하신 분들이었다. 아무튼 내가 제일 부족한 놈이었다.
OT 간 코치님께서 말씀 하신 '이 과정은 체력 좋은 사람이 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근성 있는 사람이 수료하는 것' 이 말이 근성의 아이콘인 나를 자극하였다. 그리고 그 불꽃은 금방 꺼지게 된다..
테스트부터 모든 강습은 5m 깊이의 다이빙풀에서 진행되었다. 레인도 없고 깊이도 깊다보니 입영 연습은 항상 이루어졌던 셈이다. 아 그리고 수경은 워밍업을 제외한 모든 강습 간 착용하지 않고 진행된다.
바로 합격자를 대상으로 강습 전 워밍업이 진행됐다. 테스트는 200m로 하더니 워밍업은 2km.
그마저도 첫 날이고 테스트 때문에 시간이 소요돼서 짧게 진행하는 것이라고.. 수영장 물을 웜 업하려는 목적이었나보다. 몇 바퀴 째인건지 세지도 않고 그냥 앞사람이 멈출 때까지 돌았던 것 같다. 돌았던 것 같다.
첫 날은 구조법보다는 헤드업 자유형/평영, 트러젠, 횡영, 기본배영, 입영 등을 배웠는데 물 밖에서 짧은 지상 훈련 후 잠시 체력 보충시킨 후 물 속에서 계속해서 돌린다. 그 과정에서 리터럴리 체득하게 된다.
매강습 마지막 1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입영은 평영킥을 왼쪽, 오른쪽 한 번 씩 교차해서 수면 위에서 상하 좌우 움직임 없이 떠있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수영장 물을 과음하게 된다.
본인의 허벅지가 효과적으로 물을 아래를 향해 밀어주는 동작은 말그대로 체득해야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들 교차는 커녕 어떤 방식으로도 떠있기 힘들어 하는데 배도 부르고
그렇게 힘이 빠질만한 타이밍에 입영으로 헤쳐모여를 시키고 앞사람 어깨를 잡으라고 하고, 한 열 씩 그 밑으로 잠영으로 통과하게 하고 올라와서는 다시 입영하고 나 또 눈물 나려고 하고
강습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어디까지 힘든지 몰라 버텼지만, 바로 다음 날이 걱정되는 첫 날이었다.
뭔가 마냥 힘든 과정인 것처럼 써놓았지만 그건 내 운동량이 부족했기 때문이고, 그런 나조차 기어이 수료했기에 참가 의지가 있는 분들은 망설임 없이 도전해보셨으면 좋겠다.
영상은 허섭한 나의 글보다는 그 분위기를 보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공유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32XPZJRHYL4
(그나저나 저 기수는 왜 다이빙풀에서 안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