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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렌 Jun 08. 2022

퇴사하기 전, 이것만은 묻자!

[퇴사 일기] 두 번째. 퇴사의 기로에서 나에게 했던 질문들

퇴사를 할 당시 나는 팀 이동을 하여 직무 변경을 한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상태였으나, 직무와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내가 하는 일이 적성과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았고,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회사에 다니려면 계속 다닐 수 있었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 인생의 중요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더 늦기 전에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회사를 즐겁게 다니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존감이 너무나도 떨어져 있던 상태라 답을 찾기 어려웠다. 당장 나가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생각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나 자신에게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회사를 계속 다닐 때와, 그만뒀을 때의 장점이 뭘까?
업무에 대한 내 가치관은 무엇일까? 일 하는 데 있어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회사에 다니며 나 자신이 성장할 수 있을까?
앞으로 이 회사를 다니면서, 평생 이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내 커리어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은 어떤 것이 있지?
그만두면 앞으로 뭘 할까? 쉬는 동안 뭘 하고 싶은가?
나에게 남은 자금은 얼마나 있지? 이 돈으로 몇 달 동안 쉴 수 있지?
돈을 벌지 못하고 이직을 하지 못했을 때,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나에 대한 질문들로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지만, 답변을 막연히 적어나갔다. 노트를 빼곡히 채웠다. 머릿속 생각을 글로 옮길수록, 나 자신에 대한 해답을 조금씩 얻을 수 있었다.





약간의 고백(?)을 하자면 나는 일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일에서 의미를 찾고 싶었다. 성장하고 싶고, 배우고 싶었다. 인생의 큰 덩어리 시간을 일을 하면서 보내는데, 일이 즐겁지 않으면 삶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와 회사가 모두 성장하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런 커리어를 가질 수 있다면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안정적인 직장과 월급, 워라밸을 포기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현재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이 업계에서, 평생 이 일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다.


이곳에서 일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보다는 그만둬야 하는 이유가 많았다.

회사 밖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훨씬 재밌는 일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금보다 성장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유튜버 '말 많은 소녀' 님의 아래 영상이 퇴사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https://youtu.be/DGDCrU4mtz4

출처 : <말 많은 소녀> 유튜브



1. 일을 할 때 성취와 자기만족 / 급여, 복지 등의 근무조건 두 가지 조건을 놓고 고민하게 된다.

(판단 기준) : 꼭 우리 회사가 아니더라도 업계 선배들이 성장하는 모습, 만족감, 생각 등 그들의 모습이 미래의 내 모습이 되어도 괜찮을까?

- 나쁘지 않은데?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긍정) = 더 있어도 된다

- 와 아니야. 저건 내가 원하던 모습이 아니야 (부정) = 뒤도 보지 않고 나와라


2. 돈이나 근무조건, 복지 등 때문에 일하는 경우. 여기서 나가려고 하는 게 욕심 아닐까? 이 정도면 괜찮은 삶인데 이걸 힘들어하는 게 말이 되나?
(판단 기준) : 신체적인 증상, 건강 문제

- 출퇴근이 힘들고 일 지속하는 것이 힘들면 신체적 증상이 나타난다. 몸이 아프다, 에너지가 떨어진다 등 스트레스 요인이 있을 때는 그만두고 다시 한번 재정비를 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3. 반복되는 휴식이 별로 휴식이 되지 않는다.

- 휴식이 반복되면 뇌가 루틴으로 인지한다.

- 다양한 방법으로 휴식을 취하기. 휴식을 취하면 뇌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 생산적인 활동이면 더 좋다. 일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줄어들면 취미나 다른 활동을 통해 성취감 감 느낄 때 만족감을 채워준다.

- 쉬어야 오래 달릴 수 있다. 휴식기가 다음 힘을 주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소스가 되기도 한다.


4. 퇴사 이후의 상황

- 지옥만 탈출하면 나아질 것 같지만, 여우를 피하려다 범을 만날 수 있다. 대책을 아예 안 세우고 퇴사는 NO

- 나가면 그걸 해야지 라는 생각은 무모한 자세이다.

- 가슴으로 꿈꾸더라도 머리로는 현실 상황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부업이 본업이 되겠다 싶을 때쯤 떠나면 아름다운 환승이 될 수 있다.

- 무직의 상황은 연봉 협상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 그러나 성취감, 만족감이 전혀 없거나, 다른 일을 하고 싶은 경우에는 그만두는 게 꼭 무서운 일이 아니라 새로운 재도약의 시간이 될 수 있으니 현명하게 생각해야 한다.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뛰어들자.






나는 번아웃이 심하게 왔었고, 신체의 이상 증상도 느꼈다. 그리고 회사와 업계의 선배들 모습을 보았을 때 내가 미래에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성취감, 만족감이 전혀 없었다.


물론 불안했다. 정말 어렵게 들어온 첫 회사였고, 나가서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랐다. 이직 준비가 되어 있던 것도, 다음에 이직할 회사가 정해진 것도, 앞으로 뭘 할지 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나에게는 방황할 시간이 필요했다. 회사 밖에서 나를 찾을 시간이, 나 자신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다.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불안해도 괜찮았다. 고민을 거듭할수록 나는 길을 찾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퇴사가 조금 돌아가는 길이더라도, 더 멀리 가기 전에 그만두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내 미래는 불확실했지만,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 결과 퇴사가 맞다는 확신이 생겼고 퇴사의 방아쇠를 당기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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