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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코 Mar 12. 2018

개발자가 영문 이력서 쓸 때 자주 저지르는 실수

[업플라이 X 마르코] 구글 HR 담당자 출신 전문가가 알려주는 꿀팁

영문 이력서는 국내 이력서와는 다르다. 물론 언어가 한국어에서 영어로 달라지는 건 당연하고, 그 이외에도 양식도 다르고 전달해야 되는 것도 많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기업에서 제공하는 양식을 채우거나 혹은 규격화된 양식의 이력서를 채워서 제출하지만, 영문 이력서는 회사 사이트에서 지원하지 않는 이상 특정한 양식을 강요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자유도가 굉장히 높은 대신 아무렇게나 썼다가는 산만한 이력서가 되기 쉽다. 특히 처음 영문 이력서를 작성하는 경우에는 이 이력서가 누구에게 읽히고, 어떤 방식으로 채용 프로세스가 진행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프로젝트를 나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대체로는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왜 이 포지션에 지원했는지 모르겠'는 이력서가 된다. 그렇다면 개발자는 어떻게 이력서를 준비해야 할까? 


이번에는 업플라이라는 해외취업 커뮤니티를 운영하시는 유연실 대표님과 함께 개발자가 해외 취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 나눠보았다. 유연실 대표님은 전 Google, SAP에서 HR Specialist로 일하셨던 HR 전문가로, 해외 취업과 커리어 개발에 관련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계신다.


마르코(이하 '마'): 안녕하세요, 유연실 대표님! 


유연실(이하 '유'): 안녕하세요, 마르코 님. 이렇게 인터뷰하게 돼서 반갑습니다.


: 저도 다양한 채널 통해서 대표님 정보를 계속 접하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습니다. 


유: 저도 그래요. 브런치 통해서 마르코 님 글 오래 봤는데, 이렇게 직접 대화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네요. 해외 취업에 관련된 이야기뿐만 아니라, 창업가 정신, 페미니즘 등 다양한 공감대가 있는 거 같아서 앞으로도 재밌는 이야기 많이 나눌 수 있을 거 같아요.


마: 그럴 수 있으면 좋을 거 같네요! 저에게 해외 취업 관련된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도와드릴 수 있는 일도 분명히 있겠지만, 저도 이번 싱가포르 해외 취업 경험이 처음이다 보니 명확하게 답변드리기 힘든 부분도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특히 HR 전문가이신 대표님을 모시고 이력서 작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유: 네, 업플라이에는 다양한 직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지만 그중에서 개발자 분들과 디자이너 분들이 많으세요. 그래서 이제까지 이 분야에서 해외 취업을 준비하신 분들을 컨설팅한 경험을 나눠드리면 좋을 거 같네요.


마: 개발자들이 이력서를 쓸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무엇인가요? 


유: 많은 개발자 분들의 경우 맡은 일, 즉 프로그래밍만 잘하면 개발자로서 능력을 인정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어느 회사에서나 프로덕트 개발은 비즈니스 니즈를 구현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큰 그림으로 봤을 때 조직과 End Users에게 어떤 가치를 가져다 주기 위해 프로덕트를 만드는지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단지 시키는 대로 코딩 짜는 것만 잘하는 사람이라면 사실 인건비가 싼 다른 나라에 원격으로 외주를 줘도 되죠. 비싼 돈을 들여 정규직으로, 비자까지 제공하면서 자국 팀으로 데려오는 사람에게는 그 이상이 기대돼요. 이 사람이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고객에게 어떤 가치와 변화를 줄 수 있는지를 보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거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력서에도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나야 돼요. 


마: 어떻게 하면 이런 부분들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을까요?


유: 이력서에 꼭 들어갈 3가지 섹션인 직무 설명, 프로젝트 설명, Hard Skills을 쓰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알려드릴게요.


우선 직무에 대해 설명할 때는 단지 ‘I’ve developed x, y, and z’라는 문장을 나열하기보다는, ‘I’ve developed x, y, and z that enable internal customers to connect with new sales prospects” 라면서 자신이 한 일이 궁극적으로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모든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이유가 그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특정한 가치를 주기 위해서니까요.


마: 그렇군요. 그러면 프로젝트는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요?


유: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은 개발자 분들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 계신 많은 분들이 잘못 작성하는 부분 중 하나예요. 사실 프로젝트명 같은 부분은 본인이 속한 팀이나 회사에서는 통용되었던 부분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별생각 없이 그러한 프로젝트명 또는 관련된 팀이나 고객사를 나열하는데 집중해요.


하지만 프로젝트명 같은 것은 회사 외부인이 보기에는 아무런 의미 없는 단어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이 경우 읽는 사람은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스킵하게 되죠. 타깃 하는 포지션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적을 때에는 전혀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이 그 프로젝트에 대해 한눈에 알기 쉽게 한마디로 설명할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Project Galaxy"라고 쓰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나열하는데 그치기보다는 그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역할과 의도는 무엇인지, 나는 이를 위해 어떤 것을 담당해서 어떤 결과와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쓰는 것이 중요하죠.  


만약에 지금 갖고 계신 영문 이력서를 한번 더 점검해보고 싶으시면 제가 작성한 영문이력서 가이드를 참고해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마: 마지막으로 Hard Skills은 Soft Skills과 대비되는 말로 프로그래밍 기술을 의미하는 단어죠? Soft Skills는 그와 반대로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 스킬 같은 걸 의미하는 말이고요.


유: 네, 맞습니다. 개발자 분들과 같은 경우는 가시적인 스킬을 언급하기 좋은 직업군 중에 하나잖아요. 자신이 사용할 줄 아는 시스템이나 툴, 또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명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이 장점은 근데 꽤 많은 경우 단점으로 작용될 때도 많은 것 같아요. 


많은 개발자 분들은 이러한 하드 스킬을 죽 나열해 놓는데 그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자체가 직무로 표현될 때가 많죠. 예를 들어, ‘Extensive experience in JavaScript and Python’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하드 스킬에 대한 경험 또는 지식 자체가 있다고 쓴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은 그래서 이 사람이 이런 지식과 경험을 어떻게 자신의 팀을 위해 사용해줄 수 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어요.


이런 하드 스킬에 대해 언급해야 할 때는 이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가능하다면, ‘누구/무엇을 위해 어떤 기능/프로덕트를 만드는데 이러한 것들을 사용했으며, 이러한 영향/변화를 가져왔다'라고 쓰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자신을 PR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마: 저도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취업을 준비하면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는데요.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들이네요.


유: 제가 인터뷰 전에 마르코 님 링크드인 프로필을 봤는데요. 확실히 다른 일을 하고 개발자로 전향하신 분답게 굉장히 링크드인 프로필이 매력적으로 적혀있더라고요. 마르코 님 링크드인 프로필을 참고해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마: (웃음) 칭찬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외국계 근무하고 계신 부인님 도움을 많이 받다 보니 조금 더 성과/결과 지향적으로 이력서를 쓰게 됐는데, 그게 많이 도움이 된 거 같습니다. 좋은 정보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유: 저도 오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업플라이 통해서 해외 취업 관련된 글을 나누고 있으니 많이 찾아와 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마: 네, 저도 유튜브도 구독하고 업플라이 글도 받아보고 있는데, 해외 취업 관심 많으신 분은 방문하셔서 좋은 콘텐츠로 해외 취업 잘 준비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 마지막으로 해외 취업을 준비하고 계신 개발자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것이 한가지 있어요. 여러분들이 해외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하면, 중견 기업 이상의 경우 입사 지원 관리 시스템 (Application Tracking System)을 통해 이력서가 스캔되고 그렇게 단계를 통과한 서류가 HR의 손을 거치게 되요. 즉, 다른 개발자 손에 들어가기 전에 테크니컬 백그라운드가 없는 사람들 (= HR 또는 리크루터)이 먼저 판단한다는 이야기죠.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룬 성과와 변화를 “보통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해요.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 사실에 대한 영향력은 임팩트가 없으니까요. 


마: 연실님 오늘 좋은 정보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유: 저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참고로 유연실 대표님께서는 업플라이라는 이름으로 해외 취업에 관심이 있는 한국인을 돕기 위한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운영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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