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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주브랜든 May 23. 2017

Bravo! YOLO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생사

오늘 버스를 타고 가다가 황당한 상황에 봉착했다. 분명 네이버 길 찾기에 확인하고 출발했는데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었다. 반대편에서 버스를 탄 것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고개 숙이고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경로표를 봤더니 가야 할 녹번역은 나오질 않고 버스가 이상한 방향을 향해 달리고 있다. 
 
긍정적인 자세로 다시 한번 버스 가는 방향에 대해서 바라봤다. 결국은 다시 한 바퀴를 돌아 목적지에 가는 것으로 표지가 되어있다. 내려서 건너편에서 다시 버스를 타야 할까 잠시 주춤거렸지만 난 그냥 자리를 지키기로 결심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결국 돌고 돌다 제자리에 돌아오는 거라 생각했다.  
 
다시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신의 음성(?)인지 뭔지 커다란 소리가 난다. 무슨 소리일까 하며 고개를 들었더니 운전사 아저씨가 말씀하신다.
" 종점이에요. 내. 리. 세. 요. "
" 계속 가시는 것 아닌가요?"
" 한참 쉬었다 갑니다. 그냥 내리세요" 
 
민망함을 뒤로한 채 버스에서 내렸다.
'은평 공영 차고지'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걸어가면서 보니까 재활용센터가 눈에 보이고 쓰레기차가 와서 엄청난 굉음을 내며 쓰레기인지 재활용품인지 모를 커다란 봉지가 앞에서 왔다 갔다 하고 황량함이 느껴진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일까? 
 
인도도 없어 보이고 길을 겨우 걸어서 앞으로 30m쯤 걸어가니 '은평 공영 차고지' 간판이 다시 보이고 차고지 안에 승강장이 보인다. 아마도 여기에서 다시 버스를 탈 수 있나 보다 하고 추측해보며 승강장으로 갔다. 계속해서 수많은 버스들이 지나가고 있다. 다시금 네이버 '길 찾기'에 의뢰해서 원하는 버스 번호를 찾았다. 손을 번쩍 들어 지나가는 버스 가운데 한 대를 세워서 홀로 버스를 타고 다시 여정을 향한다. 
 
생각지도 않게 어느 지인(?)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그분이 어디 사시는지, 지금 일하고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이 근처에 계시면 차 한잔 먹자고 했는데 다리 하나만 건너는 곳에 있다고 해서 만남이 급조되어 성사되었다. 
 
커피숍에서 2시간 정도 이야기를 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그 관심에 꽂혀서 관련 서적을 수십 권째 독파하며 삶의 방향성을 새롭게 하며 일체의 취미와 여가를 반납하고 몰입해서 공부하고 계시는 분이었다. 일하는 것 마저 그 목적에 맞춰 재조정하고 열공하시는 그분의 열정을 듣고 있다 보니 다시금 나의 삶의 태도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 야구장을 가서 경기를 지켜보다 보면 응원하는 팀이 지고 있을 때가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끝까지 보지 않고 많이들 그냥 경기장을 많이 떠나시는 것 같아요. 전 9회 말 결론이 날 때까지 경기장에 남아 있어요. 막판에 경기 결과가 뒤바뀔 때도 있고, 또 계속해서 그 경기를 질 때도 있지만 지더라도 어떻게 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날  질 것 같다고 해서 경기를 포기하게 되면 다음 경기엔 분명히 영향을 미치거든요. 질 때 지더라고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져야 그다음 날 영향 안 받고 다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모든 일을 할 때  절대 웬만하여서 중간에 그만두지 않아요" 
 
야구를 좋아하시는 그분의 이야기를 듣고서 생각해보니 지난날 얼마나 내가 많이 중간에 맘을 비웠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지는 경기라면 빨리 포기하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끈기 없는 일들이 내겐 없지 않아 많았었다. 
 
열정도 중요하고
포기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고
승부에 목숨 거는 것도 중요하고
방향성도 중요하다. 
 
열심을 내려고 했을 때 열심을 내는 것이 아니라 목표와 목적이 있을 때 그것을 이루기 위한 열정과 승부욕이 '열심과 부지런함'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시냅스가 형성되느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고 한다. 목표가 있으면 모든 행동들에 의미가 생기고 재미를 느끼게 된다. 재미를 느끼면 몸에서 알파파가 형성되면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나오기 시작한다.  
 
몰입의 상태에서는 자기성취, 자아실현의 욕구를 느끼게 되어 영적인 상태에 가까워진다. 이때 엄청나게 강한 자아를 발견하게 되고 그 자아는 온 정신과 에너지를 몰입해서 시냅스가 일을 하도록 잘 형성된 상태를 이야기한다." 최근 읽었던 책에서 발췌했던 내용이 갑자기 생각났다. 
 
한국에 오면 하고 싶었던 일들이 참 많았다. 
 
박람회에도 참석하고 탁구동호회도 들어가고 여행도 많이 하고, 책도 쓰고, 다양한 강연도 쫓아다니고....  정신 안 차리면 '아 차'하는 순간에 시간이 도망가고 있다. 다시금 목표의식을 가지고 나를 그 물살에 띄어 즐겨야겠다.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결에 내 몸을 맡겨야만 즐길 수 있다. 
 
YOLO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생은 오직 한 번이라는 이 말의 의미를 온전히 지키며 산다는 것은 한 번뿐인 인생, 고생 말고 즐기다 죽자 라는 의미보다는 제대로 살아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제대로 산다는 것, 즐기며 산다는 것은 무의미하게 미작 지근하게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 살아가는 인생이 아니라 열정을 가지고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방향성 맞춰서 효율을 높여 승부사적 감각으로 멋지게 살자는 것 아닐까? 
 
다시금 외쳐본다. Bravo YOLO~ 
 
참조: YOLO : You Only Live Once : 인생은 오직 한번
YOLO is an acronym for "you only live once". Similar to Latin "carpe diem" ("seize the day"), it implies that one should enjoy life, even if that entails taking risks, as if there would not be another chance for it. The phrase and acronym are both used in youth culture and music, and were both popularized by the 2011 song "The Motto" by rapper Dr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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