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가기 싫은 아이를 둔, 어느 엄마의 인생 교육
9시를 조금 넘긴 어느 오전, 유치원복을 입은 꼬마가 엄마 손을 잡고 길을 걷는다. 정확히 표현하면, 꼬마가 엄마 손에 이끌려 한 걸음 한 걸음을 마지못해 떼어 놓고 있다. 꼬마는 엄마 손에 붙잡히지 않은 다른 한 손을 자신의 등 뒤로 힘껏 뻗은 채 팔꿈치를 굽힐 줄 모른다.
엄마는 그런 꼬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황색과 병아리색이 가지런한 유치원 가방을 한쪽 어깨에 걸친 채 꼬마의 손을 더 잡아끌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결국, 입술을 앙다물고 땅만 보던 꼬마가 고개를 돌려 엄마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볼멘소리를 터뜨린다.
“엄마, 나 유치원 꼭 가야돼?”
“당연히 가야지.”
“안 가면 안 돼?”
“또 그런다! 엄마한테 혼나려고.”
“아아, 나 유치원 안 갈래. 가기 싫단 말이야!”
“하기 싫어도 다 하고 사는 게 인생이야. 알겠니?”
“그래도 나 유치원 가기 싫어. 나 유치원 안 다니면 안 돼?”
“그렇게 따지면 엄마가 제일 먼저 회사 그만둬야 돼! 알아?”
“아아, 나 진짜 유치원 가기 싫은데...”
“쉿!”
“치이...”
"쉿!"
꼬마가 다시 땅만 보고 걷는다. 엄마는 앞만 보며 더 빨리 걷는다. 꼬마가 또 한 번 고개를 들어 엄마를 치어다보다가 아무 말도 못 하고 자신의 발밑으로 시선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