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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융이 Apr 12. 2023

그래서 무슨 팀인데?

팀 배정이 이루어지는 방식

하키가 일상인 터라 글을 자주 써야 했는데, 불행히도 일상이라 또 쓰기 어렵기도 하다. 그만큼 타국에서 일하며, 아이 둘을 돌보며 그것도 하키맘으로 산다는 것이 많이 힘들다. 오늘도 새벽 연습으로 5시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고 아이와 함께 아이스링크로 와 연습이 끝나길 기다리며 끄적이고 있다.


글 쓰는 일이 좀 많아지기도 했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정기적 업로드는 많이 힘들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정규 시즌이 끝나고 스프링 하키가 시작되어 한숨 돌린 상태라 틈틈이 포스팅을 이어가 보겠다.


우선 정규 시즌 이야기를 하자면, 9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이어지는데 레벨에 따라 하키팀을 배정해 게임을 이어가게 한다. 아이는 이번엔 A1팀이 되었고 포워드, 센터였는데 아쉽게 티어는 슈퍼 단계는 아니고 티어 1 수준이었다. 팀 성적은 꽤 좋았는데 리그에서는 1위로 마쳤지만 드라마처럼 파이널 간발의 차이로 우승을 하진 못했다. 울고 슬퍼하는 아이도 있었고 화를 내기도 했는데, 어쩌겠나? 이러면서 또 배우는 거지. 둘째 아이는 이런 면에서 좀 무덤하다. 슬퍼하지도 화를 내지도 않더라. 그냥 아쉽긴 하지만 시즌이 드디어 끝났다는 느낌이 든다고 하더라. 은근 스트레스가 있었나 보다.


어쨌든 지금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내공과 경험이 쌓였지만 처음 시작은 정말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가 맞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아이의 팀에 배속이 되었을 때 잘못 찾아갔던 기억이 있다. 팀이 바뀐 걸 몰랐기 때문이다. 아무 정보 없이 접근하기에 지역 하키의 장벽이 생각보다 높긴 하다. 지금은 용어를 나이로 따져서 under 6, under 7... under 18 이런 식으로 말하는데 우리가 하키에 발을 들였던 시기엔 H1(Hockey1), H2... Atom, Peewee 이런 식의 용어를 썼다. 그때 아이는 6살이었기 때문에 H2로 시작을 했고 팀은 임의로 정해주었다.


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자라면서 팀원을 꾸리는 방식은 변한다. 아직 어린아이들은 부모 코치의 자제를 제외하곤 대부분 누가 와도 잘하는 애가 드물다. 가끔 일반 아이들 중 특출나게 스케이트를 아주 잘 타는 애가 있거나 특훈을 받은 애가 있다면 눈에 띄긴 하지만, 그것도 딱 어린 저 나이 때 이야기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 간극은 자꾸 줄어든다.


대부분 비슷할 것 같긴 한데 캐나다에서 사설 하키 클럽이 아니고 시 소속 마이너 하키 같은 경우 협회 임원진을 비롯해, Rep 하키 이외는 부모들이 봉사를 한다. 코치지만 또 부모들이라 아주 전문적인 수준을 바라면 안 된다. 물론 어린 나이 아이들과 취미로 하키를 하는 하우스 팀 소속 아이들에게 딱히 전문 교육이 필요할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봉사로 이루어지는 부모 코치는 특징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많다 보니 코치는 한 명이 아니라 여럿인데 그 부모들끼리 친밀한 관계로 코치진이 된다. 따라서 그 자녀들도 같은 팀에 자연스럽게 배속된다. 다시 말해, 팀 배정 시 저들은 예외로 이미 자리 잡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머지 아이들, 부모가 코치 봉사 또는 매니저 봉사로 같은 그룹이 아닌 아이들을 코치진이 선발해 팀을 꾸린다고 보면 된다. 그때 기준이 되는 것이 evaluation 기간에 진행된 평가 결과물이다. 아이들 스킬 레벨이 정린 된 리스트가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코치진이 모여서 팀원을 선발한다. 방식은 마치 학교에서 반배정하던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이건 지역마다 다를 수 있지만, 우리 지역은 팀이 꾸려지면, U11(Atom) 이전엔 전체 링크를 다 쓰지 않고 반을 구분해 쓴다. 한쪽은 코치진 자제들 위주로 좀 잘하는 아이들이, 다른 한쪽은 그 외의 아직 실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훈련을 받거나 게임을 한다. 당연 우리 아이는 갓입문한 상태라 아직 실력이 부족한 곳에서 시작했다. 스케이트 앞으로 뒤로 타는 것만 해도 장하다고 칭찬하던 시기다.


이때는 그냥 아이가 아이스에서 서있든지, 걷든지 신경이 쓰시지 않았다. '뭐라도 하자', '캐나다니 아이스하키라도 해보자' 이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다음 해 H3(U8)이 되던 해 우리에게 큰 변화가 일어난다. 그리고 그다음 해는 팀 배정 시 작은 마찰까지 경험했다. 숏트랙의 강국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이라 그런가......  아이는 스케이트를 생각보다 아주 빠른 시일 안에 가장 빠르게 잘 타게 되었다. 이런 생각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실제 이곳의 한 하키 부모가 나에게 한 말이다. 그리고 이어 이런 농담 어린 말을 했다.


"Yeh, he is Korean."


*팀 배정 시 마찰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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