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회사에서 경력직 직원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면..
면접을 보면서 충분히 예상했던 부분이었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전혀 다른 부분들이 많네요..
이렇게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하실 거면 저를 왜 뽑으셨는지 모르겠어요...
누가 오시더라도 아마 저와 같은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 어렵게 채용된 그 자리는 공석으로 비워지게 되었다.
조직에서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하여 경험을 해본 유경험자를 통해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을 조금 더 쉽고 빠르게 도달하고 싶어서이다. 지금도 많은 기업들은 유능한 경력직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회사가 조금이라도 매력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브랜딩 활동을 한다거나 사이닝 보너스, 학자금지원, 차량지원등 파격적인 보상을 통해 구직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무척이나 애를 쓰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많은 비용을 투자해서 채용을 진행하는 만큼 면접과정 또한 무척이나 깐깐하게 진행된다.
이처럼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여 채용한 경력직 직원이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해보지도 못하고 조직을 떠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면접 시 인상적이었던 경력과 전 직장에서의 성과들이 고스란히 우리의 조직에서도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런 지원 없이 경력직이 갖고 있는 성과들이 나타나기만을 바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회사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러한 회사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입사 이후 아무도 경력직 직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도와줘야 하는지 전혀 묻지 않는다.
'경력'이라는 단어라는 것이 뭐든 알아서 잘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데
마치 경력이 있으니 다 알아서 잘하겠지라는 생각을 두고 업무를 쏟아붓는다.
그리고 한마디 말문을 연다.
" 업무 보시면서 궁금한 점들은 없으셨어요?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좀 생각이 정리되셨나요?"
이전과 다른 환경에서 새로 입사한 경력직 직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고, 그런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물어보고 지원하는 것이다.
사람을 뽑을 때는 그렇게 고심하며 시간을 끌다가 뽑아놓고는 당장 뭔가 변화를 가져오기를 바라게 된다.
이 정도면 회사파악 다 된 거 아닌가?
시간이 더 필요하겠어?
이제 빨리빨리 뭔가 보여줘야 하는 거 아냐?
물론 경력직이 성과에 대한 압박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3개월간의 수습기간 통해
" 기대한 수준보다는 높은 역량을 가지신 분은 아닌 듯합니다."
라고 이야기 하며 조직 안에서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회사들이 있다면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런 작용을 하지 못했던 부분이 시간이 쌓여 큰 성과로 돌아오게 되는 경우가 있다. 당시에 보이지 않던 작은 변화가 이후 6개월 , 1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성과로 나타나게 되는 것처럼 장기적인 안목에서 업무를 바라보고 업적을 평가할 수 있는 올바른 안목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새로운 팀셋팅을 위해 영입한 리더급 인재라면 체계가 구축되고, 프로세스가 잡히고, 운영할 인력이 셋팅되는 과정에 있어 필요한 시간은 조직에서는 기껍게 감당하며 그를 도와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입사 이후 달력에 적힌 날짜만 세어가며, 입사한 지 얼마나 되었지? 하면서 빠른 성과를 바라는 것은 회사와 경력직 직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앞서 말한 1번, 2번 두 가지 경우가 누적되게 되면 결국 회사는 직원의 역량을 의심하게 된다.
이 사람 별로 특별한 게 없네.. 면접 시 기대했던 부분을 전혀 해주지 못하고 있으니..
아 역시 말만 잘했던 사람인가..
이 단계에 들어섰다면 결국 새로 온 직원은 정상적인 역할 수행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게 된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인 직원이라면 조직에서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나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알게 되면, 스스로에 대한 실망으로 자신감이 결여되고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식이 높아지며, 결국 조직을 이탈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경력직의 출발은 zero베이스이다. 물론 경력직이라면 역량을 보여주고 성과로 증명해야 할 사람이 맞다.
적어도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이 있다면, 문제를 찾아내어 결과로 보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한 나의 생각은 너무나 명확하다.
중요한 점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을 먼저 걸어봤던 사람으로 인정하고 함께 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회사도 마찬가지로 사람을 맞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당한 것을 요구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는지 회사는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누군가가 또 와서 이 부분을 해결해 주겠지? 하며 책임을 모두 경력직직원으로만 돌리게 된다면, 회사는 아무런 시작도 못한 채 계속 제자리에 멈춰 있을 것이다. 경력직 채용은 "정중한 초대"이다. 무작정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우리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새로운 사람을 통해 부족함을 채워가는 상호 간의 존중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특히 리더급 채용에 있어서는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춰야 한다.
경력직 직원이 "슈퍼맨"은 아니다.
그가 와서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
당신의 회사의 중요한 한자리가 계속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사람을 채워서 해결할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