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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카 Jul 22. 2018

그래도 최저임금은 주범(主犯)이 아니다

고용쇼크의 원인은 최저임금인가? 

'6월 고용동향' /사진=통계청


고용쇼크가 5달째 이어지면서 '주범'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꼽힌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조절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쇼크를 불렀다'는 지금의 인식은 의아한 부분이 있다.



여성, 청년+노년 고용률 오히려 증가


'6월 고용동향'의 성별, 연령별 분석을 보면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0.1%p 줄었으나 여성은 오히려 1%p 늘었다. 또한 연령별로는 전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늘었으나 40대가 0.6%p 줄었다. 


여성과 청년+노년은 최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쇼크의 주점이라고 하려면 이들의 고용률이 드라마틱하게 감소했어야 하지 않나. 또한 최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높은 '숙박 및 음식점업'의 취업자 증감률이 0%에 불과하다는 점도 '최저임금 주범론'(?)을 의아하게 만든다.


물론 이 글은 '최저임금 인상은 무죄'를 주장하려는 게 아니다. 일용직과 임시직의 급감과 20세 미만 청소년 고용률 감소는 분명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을 추측할 수 있다. 자영업자 감소-무급가족노동 증가도 마찬가지.



제조업-교육업 구조조정


하지만 증감률이나 절대치를 볼 때 진정한 고용쇼크의 이유라고 볼 수 있는 제조업(12만6000명, -2.7%p), 교육업(1만7000명, -5.5p)의 문제가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고용쇼크가 일어났고 때 맞춰 최저임금이 인상됐다는 이유로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로 여겨지고 있다
결국 문제는 제조업이 침체되어 있다는 점이지만 업종 특성상 사이클의 영향이 크다. 이 부분은 수출중심 경제구조를 가진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주목해야할 점은 '경제의 허리'인 40대 고용률 감소다. 40대가 최저임금을 받는 비율은 매우 낮을텐데, 이들의 고용률이 줄었다. 보통 한 가정의 경제를 책임질 가장들이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더 크며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거제, 군산 등 주요 산업거점의 불황의 여파가 아닐지 추측해볼 수 있다.


또 눈에 띄는 점은 교육업의 급격한 고용 감소다. 학령인구 감소도 있으나 전체 볼륨(사교육비 지출)은 오히려 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단지 학생이 줄어서만은 아니다. 생각해볼 수 있는 점은 인터넷강의 보편화로 오히려 교사의 수가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


즉, 인구감소와 함께 기술발전(!)에 의한 일자리 파괴가 일어나고 있는 셈. 역시 최저임금 때문이 아니며 경기 요인이라고 보기도 힘든 기술발전에 의한 구조조정으로 볼 부분이다.



부동산, 일용직 급감-SOC 삭감 여파

고용쇼크(월 취업자수 증가 10만명대)는 2월부터 시작됐지만 일용직 감소는 지난 4월부터 월 10만명씩 이뤄지고 있다. 일용직 근로자의 1/3가량이 건설 근로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른 장마와 건설업 부진의 여파다.


또한 부동산업(3만5000명, -6.2%p)도 눈에 띈다. 부동산업 취업자 감소도 기술발전(중개 앱)의 영향이 있을 수 있겠으나, 역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고용쇼크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내수부양의 시그널로 볼수있는 개별소비세 인하를 반기며, 재정확장을 주문해야할텐데 그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의제설정자들의 오독(어쩌면 의도적인)이 문제해결을 꼬이게 한다.


최저임금 과잉 부각

요즘 전문가들은 좌우불문 재정확장을 지지하는 것 같은데, 여론은 여전히 '돈풀기'라며 부정적인 듯 하다. 아니 정부가 이 시국에 오히려 돈을 안 푼다고 비판해야하는 게 아닌가? 혹시 '토건','퍼붓기'가 두려워 카드를 쓸 엄두를 못낸다면 명색이 '소통정부'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아쉬운 점은 '우버-에어비앤비 허용'이 나왔다면 시장에서도 현 정권 정책기조의 큰 전환으로 받아들였을텐데 기미가 없다. 사실 이 두가지 서비스의 확산은 단기적인 일자리 감소를 불러 올 정책이기 때문에 정부도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가야할 길이라고 본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문제가 있다해도 주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반대로 최저임금을 동결했으면 고용쇼크가 안 왔을거라고 생각하는건지.. 돈을 푼다해도 핏대를 세우니 어쩌자는건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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