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수많은 이야기로 엮여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이 때로는 길을 잃고, 때로는 답을 구할 때, 타로카드는 우리를 위한 작은 빛이 되어줍니다. ‘스토리텔링 타로’는 타로카드를 통해 우리 삶의 단편들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각 카드가 들려주는 메시지를 해석하며, 그 안에 담긴 상징과 삶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이 연재는 단순한 타로 해석을 넘어, 여러분의 이야기를 풀어낼 영감과 위로를 제공합니다. 카드 한 장 속에 담긴 드라마와 상징들이 어떻게 우리의 현실과 연결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가 새로운 시각과 방향성을 줄 수 있는지를 함께 탐구해 봅시다. 타로카드를 사랑하는 이들, 혹은 자신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여정에 함께하길 초대합니다. ‘스토리텔링 타로’를 통해 나만의 이야기를 찾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0번 바보 카드처럼, 새로운 시작 앞에 서다.
오래전이었다. 소설 공부를 함께하던 문우들과 제주도로 문학기행을 떠났다. 그 여행에서 우리는 영화 건축학 개론으로 유명해진 ‘카페 서연의 집’에 들렀다. 수지가 앉았던 창가 자리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우리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중에 누가 제일 먼저 등단할까? 등단을 하기는 할까? 아무도 등단을 못할 것 같은데”라며 오랜 습작 기간에 지친 모습들을 하나, 둘 꺼내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한 문우가 가방에서 낯선 카드를 꺼냈다. 타로카드였다. 나는 처음으로 타로카드를 가까이서 보았다. 호기심에 그 문우에게 물었다. “내가 신춘문예로 등단할 수 있을까?” 문우는 카드를 조심스럽게 넘기며 말했다. “반드시 등단할 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그로부터 몇 년 후, 나는 정말로 신춘문예에 소설로 등단했다. 타로카드가 나의 등단을 예측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십 년이 넘는 습작 기간에 소설을 포기하고 싶은 힘든 그 순간, 타로카드가 내게 전한 말은 응원이었다. 반드시 등단할 거야 라는 응원은 지친 나에게는 어두운 밤바다의 작은 불빛 같은 등대가 되었다.
타로카드는 미래를 예측하거나 점을 치는 도구가 아니다. 내담자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공감하며, 그의 선택을 존중해 주는 데서 타로카드는 시작되었다. 쉽게 말하면 타로카드는 그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도구일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도구에 매료됐다. 친구들은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타로카드를 권했다. 처음에는 타로카드가 소설의 소재를 찾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부를 시작하면서, 타로카드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 매력은 명절 때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평소라면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 “잘 지냈다”는 형식적인 대답이 오갔을 것이다. 하지만 타로카드를 펼치고 “요즘 무슨 고민 있어요?”라고 물으면, 놀랍게도 모두가 자연스럽게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타로카드는 이야기의 문을 여는 열쇠 같았다. 재미로 시작한 타로카드는 이제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소설의 소재를 찾기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타로카드를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심리 상담을 하며, 강의까지 하고 있다. 2025년 1월부터 ‘스토리텔링 타로’라는 이름으로 3개월간 강의를 시작했다.
나는 요즘 자주 바보 카드, 즉 0번 카드 The Fool을 떠올린다. 카드는 절벽 가장자리에 서서 괴나리봇짐을 멘 바보를 그린다. 그는 무모해 보일지 모르지만, 새로운 시작을 향해 설렘을 안고 모험을 떠난다. 그 모습이 지금의 나와 닮아 있다. 나는 지금 안정적인 삶에서 벗어나 다소 무모해 보일지 모를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미래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새로운 시작을 할 용기와 자유가 있다. 이 여정이 어디로 나를 데려다 줄지 알 수 없지만, 바보 카드처럼 나도 설레는 마음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타로카드가 말하길, 바보의 여정은 항상 기적과 가능성으로 가득하다고 하지 않던가.
타로카드 0번, 즉 '광대(The Fool)' 카드는 새로운 시작, 모험, 순수함을 상징합니다. 이는 아직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나타내며, 두려움 없이 새로운 길을 나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카드는 종종 자유로운 영혼과 즉흥적인 결정을 의미하며, 삶의 여정을 즐기고 탐험하는 태도를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