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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과의사X Feb 11. 2021

다시 낸 컨설트

81세의 순박한 시골 할머니. 연세가 많으셨으나 60대로 보일 정도로 건강하셨고 평소 식사와 활동 모두 잘하시는 분이었다. 수술이 안된다는 말에 환자나 보호자는 항암 치료라도 받고 싶어 했지만 종양내과 컨설트 답변은 "고령이고 poor general condition이라서 palliative CTx indication  안된다" 것이었다.
 
"poor general condition"이라는 단어를 보는데 이건 아니다 싶었다. 환자를 있는 그래도 봤다면 그런 답변을 남길  있었을까. 그래서 다른 교수님께 다시 컨설트를 냈다. 사실 내기 전까지 엄청 고민이 됐다. 답변을  교수님의 의견을 무시하는 처사일  있고 쪼랩인 내가 너무 나가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 최대한 조심스럽게 컨설트를 썼다.
 
환자나 보호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고  선택을 존중할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  지난 경험들이 지금 환자를 보는  눈을 가리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그리고 다른 동료들을 조금 불편하게 만들더라도 아니다 싶은 일에는 용기 내서 이야기 해야겠다. 어쨌든  해결되어서 다행이다.


201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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