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부. 5G 조기 상용화 바람
ITU의 공식 발표 이전부터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이미 5G 연구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3GPP 역시 ‘릴리즈 15’를 통해 5G의 새로운 무선 접속 기술인 ‘5G NR(New Radio)’ 표준 정립에 매진하던 시기였다.
당시 설계된 5G의 핵심은 기존 이동통신이 점유하던 저주파 대역을 넘어, 6GHz 이하 대역(Sub-6)인 중대역과 초고주파 대역(mmWave)을 모두 아우르는 광대역 통신을 구현하는 데 있었다. 초기 예측으로는 5G NR 인프라와 단말의 최초 배포가 2020년이나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였고, 이에 따라 장비 및 단말의 상용화 시점도 2020년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기민하게 반응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앞두고 차세대 먹거리를 갈망하던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업체, 이동통신사, 단말 및 부품 업체들은 5G 도입을 최대한 앞당겨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강력한 요구를 쏟아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17년 초, 역동적인 움직임이 포착됐다. 미국 AT&T, 일본 NTT 도코모를 비롯해 한국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주요 이통사와 에릭슨, 노키아 같은 장비 거인들, 그리고 퀄컴, 인텔, 미디어텍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표준화 일정 가속화'를 위한 공동 지원을 전격 발표했다.
이들의 핵심 제안은 무선 구간에서는 5G를 사용하되, 코어 장비는 기존 유선 LTE 인프라를 활용하는 비독립모드(NSA, Non-Standalone)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망 구성과 관련된 기술 사양을 조기에 완성하여 5G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었다.
3GPP는 업계의 이러한 강력한 요구를 수용했다. 2017년 3월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RAN 총회에서 3GPP는 릴리즈 15의 일부인 5G NR 규격 개발 계획안을 승인하며, 당초 2020년으로 계획했던 상용화 시점을 1년 앞당긴 2019년으로 조정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18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기술총회에서 역사적인 선언이 나왔다. 5G 기술 및 주파수의 1차 표준 승인이 선포된 것이다. 이른바 '얼리 드롭(Early Drop)'이라 불리는 5G NSA 표준 규격이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이 역사적인 표준 설계 과정에서 한국의 기여도는 압도적이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필두로 국내 주요 연구기관, 이통사, 제조사들이 제안한 수많은 기술이 글로벌 표준에 포함됐다.
특히 초고주파 대역인 28GHz 주파수의 정의와 무선성능(RF) 요구사항은 물론 다중프레임 구조, 빔포밍, LDPC 채널코딩 등 5G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 분야에서 국내 산학연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5G 종주국의 기반을 닦았다.
2017년 초: 글로벌 이통사(SKT, KT, LGU+, AT&T, NTT 도코모 등) 및 제조사(퀄컴, 에릭슨, 노키아 등) 표준 가속화 공동 지원 발표.
2017년 3월: 3GPP 크로아티아 RAN 총회, 5G NR 규격 개발 계획 승인. 상용화 목표를 2020년에서 2019년으로 1년 단축.
2017년 12월 18일: 3GPP 포르투갈 리스본 기술총회, 5G NSA 표준 규격(얼리 드롭) 최종 승인 및 발표.
한국의 주요 표준 기여 분야: 28GHz 주파수 정의 및 RF 요구사항/ 다중프레임 구조 설계 빔포밍(Beamforming) 기술/ LDPC(Low-Density Parity-Check) 채널코딩 기술 등 핵심 요소 주도.
이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 전용 콘텐츠입니다.
작가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공유, 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