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2월은 슬펐습니다.
겨울의 잔광이 사라지는 날의 마지막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그렇습니다. 머뭇거리는 것은 외롭습니다.
사랑이, 삶이, 또 생의 마지막 머뭇거림마저.
2월은 얼마나 외로운 기대로 두근거리며 서있었을까요.
봄이 올 수 있을까 믿으며
그 갈피 사이로 슬그머니 누군가 오리라 기대하면서
2월의 저무는 햇살에 노곤히 서서.
남은 생이 더 적은 2월의 어느 날 흘깃 생을 뒤돌아봤습니다.
쓸데없이 햇살에 짜안하니 드러난 낡고 늙수그레한 등이
얼굴의 주름보다 더 깊습니다.
그때의 2월에 써 내려간 일기처럼 아직 꿈은 희미하게 남았습니다.
파랗게 얼어버린 꿈을 버리지 못한 채 지고 가는 어깨가 파리합니다.
평생 속지 않을 자신으로 살았던 편지들이 넝마처럼 주렁주렁 거립니다.
그러나 아직은 간절하게 굳건합니다.
2월이 점점 옅어질 뿐입니다.
살다 보면 점점 옅어져야 할 것이 진하게 남았듯이
입춘이 2월에 방점을 툭 찍으며 문득 우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