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사회에 다녀왔다.
코로나 이후에 처음 방문한 용산 CGV는
반갑고도 낯설었다.
<기도의 숨결>
기도와 숨결이란 단어는 경건하고 투명하다.
영화는 한 수녀의 서원식으로부터 시작한다.
하나님께 자신의 삶을 드리는 시간인데
표정이 너무 밝고 상기되어 있다.
어떠한 반주도 없이
혼자서 부르는 노래는
그대로 하늘로 올려지는 기도가 된다.
예식이 끝나고
사람들과 커다란 문 앞에서 인사를 나눈다.
예복을 입은 남자아이들이 많다.
작은 여자아이가 그녀를 안는다.
문 뒤에서 노래 소리가 들린다.
커다란 문이 열리면
수녀님들이 새로운 이를 맞이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커다란 문에 들어서고
커다란 문이 닫힌다.
그리고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시작한 지 십 여분 동안의 장면이 계속 여운에 남는다.
수도자로 시작하는 시간에 함께 들어간 기분이었다.
성 베네딕도회 수녀들의 수도 생활 일상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인데,
다양하게 노동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성화를 그리고,
밭을 일구며 식물을 심고,
커다란 트랙터 운전을 하고,
나무를 다듬어 십자가를 만들고,
식사 준비를 한다.
그리고, 순간 순간 종을 울리고
기도를 드린다.
불어로 불려지는 노래는 작지만 울림있게 전해진다.
침묵과 함께
조용히 움직이는 소리.
그리고 기도의 숨결인 노래만 가득채워진다.
프로방스의 초록빛과 푸른 빛깔의 수도복은 그림이 되었다.
일할 때와 노래할 때의 순결함과
기도할 때의 진중함은 엄숙하고 거룩하다.
단순한 시사회가 아닌
프랑스로 잠시 초대받아 다녀온 기분이다.
기도의 숨결을 느끼며
깊게 호흡하면서 오늘도 살아간다.
신이나 절대적 존재에게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기를 빎
숨을 쉬는 속도나 높낮이 따위의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