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서로에게 소중한 이가 된다는 건 신비로운 일이다. 나와는 다른 시간과 몸으로 세계를 사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다. 그의 세계와 나의 세계가 접촉하는 일이다. 그래서 사랑은 머뭇거리며 빈자리에 서는 일이다. 사랑은 자리를 비우는 일이면서 채우는 일이다. 자리를 비우지 않는다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가. 빈자리에 서지 않고 빈자리를 숨기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영화 <라이크 크레이지>는 애나와 제이콥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유학을 온 영국인 애나는 미국인 제이콥과 연애를 한다. 학생 비자가 만료가 되면 애나는 영국으로 돌아간다. 서로의 몸이 멀어지게 되는 연애이다.
추억이 되거나,
사랑을 이어나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