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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표르바 Feb 01. 2024

1인기업으로 정부지원사업을 할 수 있을까?

정부지원사업에 대한 나의 경험

지난번 글에서 나는 1인 기업에게 사무실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고찰과 접근할 수 있는 공간 인프라 종류들에 대해 글을 썼고, 어떤 공간을 입주하기로 결정했는지 왜 이러한 선택을 했는 지를 지금부터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나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무료 오피스 입주를 선택했다. 지자체에서 요구하는 의무교육, 성과 등 다소 맞춰나가야 하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료 오피스 입주를 지원하게 된 계기는 2가지였다. 


오빠 돈 많아?_왕간다 유튜브

첫 번째, 내가 원하던 사무실 형태가 아니고, 눈치를 봐야 하고, 요청하는 게 많아 번거로운 일이 많고 이런 거 따질 필요도 없었다. 무료 오피스에 입주하면 고정비가 엄청나게 절약이 된다. 사무실 임대료, 관리비, 인터넷사용료 등 이 모든 게 월 20만 원에 해결이 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더라도 고정비는 고정비다. 1년 240만 원의 금액이면 보수적으로 잡는다 해도 1개월 급여는 절약하게 된다. 이는 초기창업자가 보통 자본금 1-3천만 원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매우 큰 금액 아닌가.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나는 정부/지자체의 무료 오피스를 입주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바이다. 


두 번째, 이런 정부/지자체 운영 오피스에 입주하면 다양한 지원사업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으며, 혜택도 생긴다. 이 정보라는 게 요즘 스타트업들이 흔히 찾아보는 K-STARTUP에 많이 통합되어서 중요한 대부분의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지원사업 정보를 얻는 것은 아니다. 특히 내가 속한 지자체 내에서 운영하는 지원사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러한 사업정보는 구글 검색으로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직접 운영기관의 홈페이지의 공고들을 찾아봐야만 아는 정보들도 존재한다. 요즘은 국가정부기관, 지자체, 대학, 각종사업재단/협회 등에도 수많은 창업지원사업들이 존재한다. 이 지원사업들은 결국 열심히 알아보고 찾아내는 사람의 몫이기 마련인데, 결국 정보 습득이 쉬운 지원사업의 경우는 당연히 경쟁자가 많기 마련이고, 정보 습득이 어려운 경우라면 경쟁이 적기 때문에 당연히 사업 수주가 쉬워진다. 특히 이런 부분은 초기창업자를 위한 시작품제작지원사업이라던지, 박람회 참가지원, 공간 인프라 지원사업 등이 제일 많다. 그래서 초기일수록 더더욱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간에 입주하는 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1인 기업으로 지원사업을 할 수 있는 이유


이런 얘기를 지인들에게도 하는데, 그럼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1인기업, 프리랜서, 일반 자영업자(일반 음식점, 프랜차이즈 같은 곳)는 그런 거 받기 어렵지 않아?" 


뭐 틀린 말은 아니다. 절반 정도는 맞는 말이다. 초기창업자는 1인 기업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각 종 초기 창업 지원사업에 지원하는데 전혀 무리가 되지 않는다. 요즘은 1인 기업을 위한 정부사업도 생겨나는 추세고, 신사업청년사관학교, 콘텐츠 진흥원, 디자인진흥원 등 각종 분야별 기관에서도 자영업자나 1인 기업, 프리랜서들을 위한 지원사업들이 있다. 당연히 국가 입장에서는 1인 기업보다는 대기업으로 성장하여 국가에 도움이 될만한 사업들을 지원하고 싶기 때문에 예산 편성은 기업 지원 예산이 훨씬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이런 소비즈니스라 칭하는 부류의 서비스도 다수의 국민이 행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지원을 꾸준히 한다. 


당연히 어느 정도의 명분은 필요하다. 누구나 지원을 해줄 수 없다 보니, 조금이라도 기존의 아이템과는 약간은 다른 차별화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게 뭐 엄청나게 거창한 아이디어일 필요는 없다. 본인이 가진 분야에서 겪었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약간의 아이디어면 된다.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또는 일하면서 느꼈던 비효율적, 비합리적인 사항들이 있을 것이고, 그에 대한 대안을 이야기할 수 있으면 된다. 일반적으로 이런 지원사업들을 접해보지 못한 경우의 사람들이 제일 어렵게 느끼는 부분이 이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부분인데, 경험상 사업계획서는 결국 스토리다. 모든 게 다 그렇듯이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어떤 스토리로 이 이야기를 설득시킬지가 중요하다. 거창한 계획과 전문용어도 필요 없다. 오히려 못 알아듣는 말을 늘어놓으면 마이너스다. 


쓰다 보니 처음 접한다면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고3 수능보다는 쉽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이런 사업화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아본 적도 있고, 이전 사업체에서 수천만 원 정도 지원사업을 통해 도움을 받아보는 경험을 했는데(아쉽게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ㅠ), 그때 아이디어나 내 능력이 특별한 건 없었고 그저 좋은 명분의 이야기를 전했다고 생각한다. 이미 세상에는 없는 게 없다. 하지만 이 세상 모든 게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는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데 구체화시키기가 어렵다면 요즘 멘토링이나 컨설팅해주는 곳도 많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국가의 정책방향


나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이런 지원사업이 매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싶다. 자본금도 없는데, 종이에 적힌 아이디어 몇 마디와 나를 믿고 국가에서 지원해 준다면, 어찌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당연히 국가 입장에서도 100 중의 100이 모두 성공할 거라고 기대하고 지원사업을 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앞으로도 이런 지원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나라가 국가경쟁력을 유지할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이내믹 코리아를 외치는 시기부터 이런 창업에 대한 담론이 커졌는데, 정권이 2번이나 바뀌었는데도 창업을 밀어주는 기조는 여전하다. 이는 한국의 현재상황을 모두 인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저성장시대에 접어들었고,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은 점점 약화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제는 한국의 동력을 만들어 준 기업들처럼 다음 시대를 이끌어갈 있는 경쟁력 있는 기업들의 탄생을 기대해야만 한다. 그래서 성장과 복지의 개념으로 이러한 지원들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지원사업들은 내가 열심히만 해달라는 게 전제다. 특별한 조건이나 약정도 없다. 잘 성장해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되라는 말이다. 그렇기에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 이런 딜을 마다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물론 이런 지원정책을 알면서도 야생처럼 사업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지원에 안주하다 보면 제대로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그렇다(어느 정도는 수긍한다. 진심으로 존경한다). 반대로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이런 지원사업만 노리는 속칭 '헌터'들도 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 1% 때문에 열심히 사업하는 99%가 피해를 보지 않기만을 바란다.    


지원사업을 받고 싶다면


보통 지원정책은 창업을 막론하고 시즌이 존재한다. 보통 2월~5월까지 지원정책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인데, 국가부처의 예산 운영 일정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대략적으로 행정기관의 운영일정은 아래와 같은 방식이다.


1월~2월 : 이전년도 회계감사 및 신규사업계획서 제출

3월~4월 : 예산편성 확정

5월 : 예산 편성

6~12월 : 예산 지출 









위와 같은 예산 편성일정 때문에 각 부처들은 예산이 지원되기 전, 확정된 신규사업 관련 공고들을 2월~5월 중 미리 발표하여 관련 사업들을 실행 준비하고 6월~12월 약 7개월 간 이를 수행한 후 1~2월간 다시 신규년도를 준비하게 된다. 이런 주기로 매년 반복되기 때문에 지원 사업을 받을 계획이라면 1~2월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상반기에 최대한 지원사업을 많이 찾아봐야 한다. (이미 2월이다! 빨리 준비하세요!)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만 그래도 정보는 일단 K-STARTUP에 들어가면 가장 많이 존재하고, 요즘은 지자체(시청 등) 고시공고에도 이런 지원정책일정들을 종합해서 공시하기 때문에, 정보를 원한다면 사이트에 들어가 보길 권장한다. 


나 역시도 올해는 1인기업으로 시작하는 첫해로서 몇 개 지원사업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나 용띤데 청룡의 해니까 1개 정도는 되겠지...? 만약 이 공간지원 이후로도 다른 지원사업을 받게 된다면 후기 형식의 글도 한 번 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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