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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ight Apr 07. 2024

머스크는 원래부터 보급형 전기차에 부정적이었다...왜?

테슬라가 2만5000달러짜리 보급형 전기차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로보택시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테슬라판 로보택시의 디테일이 관심이 모아진다.


월터 아이작슨이 쓴 '일론 머스크' 자서전을 테슬라에서 로보택시와 2만5000달러짜리 보급형 전기차는 경쟁 관계에 가까웠다. 머스크는 로보택시를, 다른 고위 경영진들은 보급형 전기차를 선호했다.


책을 보면 로보택시와 관련해 머스크가 원하는 것들이 꽤 자세하게 나와 있다.


머스크는 자율주행차가 단순히 사람들을 운전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었다. 자율주행차는 사람들이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성을 상당 부분 없애줄 것이다. 미래에는 호출하면 나타나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고 다음 승객을 태우러 떠나는 무인 차량인 로보택시가 대세를 이룰 것이다. 그것을 개인하는 소유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차량 회사나 테슬라가 소유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머스크의 판단이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부의 안전 기준을 충족하면서 운전대나 페달이 없는 자동차를 설계할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더불어 운전대나 페달 없이 특수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했다. 2022년 수차례의 주간 회의를 통해 머스크는 모든 세부사항을 검토했다. "누군가 내릴 때 로보택시의 문을 닫는 것을 잊어버리면 어떻게 할가요?" 그가 물었다. "스스로 문을 닫을 수 있게 만들어야 겠지요." 로보택시가 출입이 통제되는 주택단지나 주차장에는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까? 버튼을 누르거나 티켓을 뽑을 수 있는 팔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요" 그가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악몽처럼 보였다. "그냥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곳들은 제외하면 되겠군요."


하지만 머스크의 바람을 구현하기엔 현실적인 장벽도 만만치 않았다.


2022년 여름이 끝날 무렵, 머스크와 그의 팀은 1년 동안 씨름해온 문제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운전대와 페달, 사이드미러 등 현재의 법규가 요구하는 것들을 장착하는 안전한 방식으로 가야할까? 아니면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가야할까?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여전히 안전한 방식으로 가는 방안을 추구했다. 그들은 완전 자율주행(FSD)이 준비되기까지 소요될 시간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8월 18일에 열린 운명적이고 극적인 회의에서 그들은 이 문제의 결론을 내렸다.
머스크는 매우 냉정한 기분이 되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요". 그가 천천히 말했다. "이 차량은 깨끗한 로보택시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그 리스크를 감수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만약 개판이 된다면 다 내 책임입니다. 우리는 양서류 개구리 같은 반쪽자리 자율차를 설계하지는 않을 겁니다. 우리는 완전힌 자율성에 올인하는 겁니다."
2022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 머스크가 운전대 없는 로보택시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한 후 폰 홀츠하우젠과 모라비는 그 베팅에 대한 보호책을 마련하자고 머스크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도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머스크를 설득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그가 여름에 완전히 소화하지 못했을 것 같은 새로운 정보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모라비의 말이다. 그는 운전대 없는 자율주행 차량이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다 하더라도 국제적으로 승인되기까지는 또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운전대와 페달이 있는 버전을 만드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얘기였다. 

2만5000달러 짜리 전기차 프로젝트는 머스크가 경영진들의 설득에 못이겨 마지못해 한번 해보자고 받아들인 성격이 강해 보인다.


테슬라에서 수년 동안 논의되고 있던 또 다른 사안은 테슬라의 다음 제품, 즉 약 2만5000만달러에 판매될 작고 저렴한 대중용 자동차에 대한 것이었다. 마스크 자신도 2020년에 그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얼마 후 그 계획을 보류시켰고 이후 2년 동안 로보택시가 다른 자동차를 불필요하게 만들 것이라며 해당 아이디어를 계속 거부했다. 그럼에도 폰 홀츠하우젠은 자신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조용히 그것을 비공식 프로젝트로 살려두었다.

2022년 9월 옵티머스 공개를 앞둔 어느 수요일 저녁, 머스크는 자신이 오랜 시간 동안 머물곤 했던 프리몬트 공장의 창문 없는 주피터 회의실에 안락하게 자리를 잡고 앉았다. 모라비와 폰 홀츠하우젠이 테슬라 팀의 고위 임원 몇명과 함께 비밀리에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들은 테슬라가 매년 50퍼센트씩 성장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소형차가 필요하다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그러한 자동차의 시장은 엄청나게 겄다. 2030년에는 모델3나 모델Y의 두배에 달하는 최대 7억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회의가 끝난 후 나만 머스크와 나만 회의실에 남았는데, 그가 2만5000달러짜리 자동차에 별로  열의를 느끼지 못하는게 분명해 보였다. 그의 열정은 여전히 로보택시를 통해 교통수단을 혁신하는 쪽에 있었다. 하지만 몇달이 지나면서 그는 점차 대중용 자동차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2023년 2월 어느날 오후 디자인 검토 세션에서 폴 홀츠하우젠은 스튜디오에 로보택시와 2만5000달러짜리 자동차의 모형을 나란히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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