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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우리 Sep 30. 2019

은행 냄새

가을입니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도 냄새로 이제 가을이다! 난 준비됐지! 하고 알림이 옵니다.

아직도 바닥의 은행을 밟고 싶진 않지만 이번 가을엔 이 내음 맡는 것이 반갑네요.

도시에 살면서 자연의 강한 냄새를 맡을 일은 거의 없잖아요. 시골에 가야 맡는 거름, 흙, 숲 내음 같은 것들.

이런 순수한 냄새를 맡으면 생생하게 내가 지금 살아있구나- 하고 느껴져요. 그런 느낌을 받는 소중하고 얼마 안 되는 순간들입니다.


은행나무는 다른 문화권의 나라들에는 없는 동북아시아에만 남은 그 문(종속과목강문계의 문)에서 유일하게 지금까지 살아있는 멋진 나무입니다.


도시에서도 잘 자라는 게 참 다행이에요. 앞으로도 더 오래 서울을 노랗게 밝혀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나중에 은행열매가 없는 곳에서 산다면 이 냄새가 그리울 것 같아요. 정말 가을입니다.




#서울의하루
#the_days_in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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