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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우리 Oct 03. 2019

겨울새가 오는 계절

10월이 시작합니다

느티나무들이 마지막으로 푸른빛을 끌어모읍니다. 이제 초록이 슬슬 노을에 물들 때 그 빛깔이 가을답다고 느껴지는 시기예요. 6시면 이제 해가 지기 시작하네요.

한강 공원 잔디밭에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어여쁜 피크닉 바구니를 들고 앉아서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을 보내나 봐요.

살짝 고개를 들고 보니 하늘 위로 겨울 철새들이 날아가고 있습니다. 더 추운 곳을 피해 따뜻한 우리나라로 매년 날아오는 손님들이죠. 하지만 요즘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게 겨울살이가 힘들 거예요.

야생동물보호소에 가보니 이런 철새들을 죽이려고 일부러 농약 친 곡식을 뿌려 떼죽음 당하는 겨울새 신고가 해마다 있다고 해요. 아니면 아직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수킬로를 날아오느라 탈진상태인 새들을 사진 찍어야지 구경해야지 한답시고 놀래켜서 한자리에 앉아서 쉬지도 못하게 만드는 게 그 먼 거리를 온 힘을 다해서 온 새들이 제대로 앉아서 먹지도 못해 굶어 죽게 만든다고도 하고요.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옛날 조상들이 조선시대에도 그전에 한반도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때에 그랬던 것처럼 한강에 피크닉 하는 사람들 머리 위로 날아옵니다. 이네들은 그대로인데 우리는 너무 빨리 바뀌어버리고 있는지 몰라요. 지금 서울을 사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우리가 한번 더 하늘을 보고 서울을 함께 살아가는 이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더 많은 사람들이 겨울 손님들을 보면서 이 계절을 느끼고 또 내년에도 새들을 보길 희망한다면 세상이 조금씩 바뀔 거니까요.

날이 참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모쪼록 우리에게 보이는 것처럼 같이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길 바래보는 가을입니다.





#서울의하루
#the_days_in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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