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향기를 남긴다
생각보다 가을에 꽃이 많다.
봄만큼이나 따스하고 여름내 모아둔 양분도 가득해 마음 넉넉한 가을은 어쩌면 꽃 피우기 좋을 때일지도 모르겠다.
국화꽃들이 만발하는 10월. 이맘쯤에는 어김없이 국화꽃 향기를 맡아본다.
어릴 적 가을이 되면 엄마는 노란 소국을 한 다발 거실에 꽂아두셨다. 그 향기를 맡으면 그때의 기억이 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와 누구나 이미 알 듯 냄새와 향기는 기억을 되살아나게 해 준다. 그것도 뇌의 감정영역을 자극한다고 한다. 우리는 그 냄새를 맡을 때의 느꼈던 감정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 계절의 기분을 좋아하는 사람과 나누기 위해 같이 지금만의 향기를 맡아보는 게 사진보다 오래 남는 추억을 만들지 않을까. 국화꽃 향기가 참 좋다.
#서울의하루
#the_days_in_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