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테우리 Dec 15. 2019

겨울 한강


조금 오래 쉬었더니 어느새 그림 그리는 게 무서워졌다. 항상 뭔가를 잘할 수는 없는데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버리는 습관이 괜히 손목을 붙잡는다.

처음 해보는 일이 많아서 허둥지둥 보내다 보니 시간만 빨리 가고 진이 빠진다. 뭔가 유능해지고 싶지만 단시간엔 어렵지. 괜히 의욕이 떨어져 무기력해졌다.


요즘 추운 날씨 때문에, 다른 일들로 바빠지면서, 밖으로 잘 나가지 않았다. 계절에 상관없이 자연은 매 순간 아름다운 데 내가 혼자 멀어졌다.

어제 그냥 밤에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갔다. 마른 갈대의 흰 선이 검푸른 강 위로 드리워 아름답다. 오늘 그냥 그림을 되는대로 그렸다. 뭐가 나왔다.


내 생각에 갇혀서 아무것도 못하느니, 그냥 하자, 그냥.

이제 패딩은 필수, 그래도 나간다. 한다.








#서울의하루
#the_days_in_seoul

매거진의 이전글 낙엽이 쓰는 이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