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O Apr 24. 2016

#10. 번아웃 증후군에 대처하는 법

일단 남은 에너지를 모두 방전시켜라

한창 바쁠 시기에 해야 할 건 많은데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고 방황하는 시기가 있을 것이다. 그때는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을 의심해봐야 한다. 


최근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들을 벌이다 보니 한 가지에 집중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하루 휴가를 내고 집에서 쉬며 택한 것이 '태양의 후예'를 연달아 보는 것이었다. 처음엔 하루 휴가 동안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하나씩 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몸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 보았더니 쉬는 것이 답이었다. 머릿속을 드라마로 비우고 나니 새로 에너지가 충전되었다. 게다가 드라마 속의 인물들이 투철한 직업 정신을 가지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혹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목숨 걸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나는 그동안 내가 가진 에너지를 있는 힘껏 사용하며 살아왔는지 돌아보았다.


보통 회사에서 자기가 가진 에너지를 100% 사용하여 일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내가 본 바로는 그렇다. 간혹 부서에 두 명 정도 매일같이 늦게까지 남아 에너지가 방전된 상태로 퀭한 얼굴이 되도록 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분들은 집에서 그만큼 에너지를 쏟지 못한다. 그래서 휴일에 주로 무얼 하는지 물어보면 계속 누워서 잠을 잔다고 한다. 아이와 놀아줄 에너지도 부족한 것이다.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식이겠지만 전체적인 삶을 놓고 봤을 땐 이게 맞는 건가 싶다. 


사람도 작은 우주라 여러 가지 균형이 맞아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한 가지에 미친다는 것, 혹은 열심히 산다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걸 하기에도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은 필요하다. 그래서 적절한 휴가와 휴식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알면서도 이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우선 일터에서 생존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그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자신을 버려가면서까지 매달려야 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게 바라보면, 자신을 버리는 사람을 챙겨줄 사람은 없다. 자기는 자기 자신이 지켜야 한다. 특히 건강이 그렇다. 


몸도 몸이지만 정신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그걸 외면하며 하던 일을 지속하는 경우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럴 땐 인생에 적절한 쉼표를 찍어주어야 한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직장에서 번아웃이 되도록 모든 에너지를 방전시켜 일을 했는데 집에 가서 그 사실을 이해받지 못하는 경우이다. 전업 주부 와이프를 둔 경우 아무래도 회사생활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 보니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를 이해받지 못하고 가족을 위해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원망을 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 평소 권위적인 생각으로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에너지를 회사에 다 쏟아붓고 아이와 놀아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하기보다 왜 휴일에 집에서 잠만 잘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해줄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남자들이 대체로 그럴 에너지가 부족하다. 여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워킹맘의 경우는 더 심하다. 하루 종일 일에 치여 경쟁을 하고 또 집에 돌아와 새로운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생활 패턴에서 번아웃이 일어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보통 여러 가지 문제들이 종합적으로 얽혀있을 때 하나씩 풀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잠시 다 내려놓고 머릿속을 비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흔히 사업하는 사람들은 24시간 내내 일에 대한 생각에 시달리기 때문에 '낚시'나 '골프'같은 여백이 많은 스포츠를 하며 충전시키기도 한다. 직장인의 경우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하루 휴가를 내거나 주말 동안 실컷 잠을 잔다거나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 드라마를 '생각을 비우고' 몰입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도움이 될만한 책이나 음악 등을 통해 에너지를 비움과 동시에 좋은 것들로 채울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나의 경우 이번 주말에 Billy Joel'New York State Of Mind'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멋진 여행지와 야경을 상상함으로써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했다. 


Billy Joel - New York State Of Mind - YouTube


그리고 깨달은 것은 에너지가 방전되었을 때는 회사 일 뿐만 아니라 다른 일조차 귀찮고 짜증이 났었는데, 새로 에너지를 충전시키고 나니 모든 일에 의욕이 넘치게 되었다는 것이다. 방법을 모를 땐 쉬어 가는 것도 방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9. 하기 싫은 걸 넘어선 사람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