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O Apr 24. 2018

#12. 퇴사, 그리고 자유

눈 앞에 그리던 자유가 찾아왔다. 

흔히들 바람이 불 때까지 기다리고는 한다. 기회가 알아서 찾아오는 것 마냥, 있는 그대로 시간의 흐름 속에 몸을 맡긴 채 언젠가는 나도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글을 오랜만에 쓴다. 그동안 퇴사를 위해서였는지,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였는지 무엇을 위해서든 고군분투하느라 글을 쓸 여력이 없었다. 나는 아이를 낳았고, 한 달도 안 되어 새로운 길을 찾아 도전했으며, 원하는 해외대학의 장학생으로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내년 1월이면 나는 가족과 함께 보스턴에 가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무엇을 이루고 돌아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그 이상을 향해 떠나기로 가족들과 상의 끝에 나를 증명했고, 실행에 옮기기로 하였다. 


얼마 전, 나는 과감히 회사에 사직원을 제출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해외 나갈 준비를 하게 되었다. 20대 때 처음 해외로 나가던 설렘보다는 이제 확실한 걸 보여줘야 한다는 철든 압박이 더욱 거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유를 얻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퇴사가 잠시나마 고민되던 순간 내가 메모장에 적은 글.

내가 2세에게 물려줄 수 있는 건 으리으리한 집도, 평생 써도 남을 재산도 아닌 불굴의 도전정신이다. 뱃속에서부터 부모의 도전들을 겪고 느낀 아가라면 크면서 넘어졌을 때 엎어져 울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생활은 그야말로 가던 길을 잠시 벗어나 먹고사는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야 했던 6년이었다. 그 시간들은 반드시 필요했다고, 결코 쓸모없지만은 않았다고 믿는다. 인생의 모든 작은 조각들은 나라는 인생을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도 내가 꿈을 꿀 수 있다는 사실과 그 길로 한 발 나아가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쁘다. 


비록 회사를 다닐 때 느낀 경제적 안정은 당분간 느낄 수 없다 하더라도.


아마 해외에 나가서도, 이후 학업을 마치고 귀국을 하더라도 당분간 회사가 주는 안정감은 느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만큼 마음가짐을 강하게 하고 창업하는 심정으로 강한 동력을 가지고 퇴사를 했기 때문에 과한 불안감에 휩쓸리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엑셀 파일에 향후 몇 년간의 재정 계획을 모두 세웠고 결과를 수치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막연한 퇴사는 생활을 압도할만한 걱정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고생한 보람은 있는 것이 당분간 공부를 하면서 소비만 해야 함에도 아예 불가능한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최소한의 자원으로 이상을 향한 도전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내가 아직 젊기 때문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이로써 회사원만큼만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내 인생의 서막은 울렸고, 이제는 그것을 증명할 차례다. 나는 더욱 성실하게, 그리고 훨씬 더 치열하게 나의 배가 목적지에 닿을 때까지 노를 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열매는 회사원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결과보다 훨씬 크고 달콤할 것이라 믿는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나의 선택에는 후회가 없고 나의 도전은 아름다울 것이다. 나는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를 얻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11. 사람은 사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