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할머니 다음 주에 할머니 보러 갈게”
“아휴! 절대 아무것도 사 오지 마”
뭘 사간다고는 안 했는데, 절대 사 오지 말라고 하니
뭐라도 사가야 하는 건가 싶어 혼란스러웠다.
“너 자꾸 힘들게 돈 벌어서 함부로 쓸래?”와
“다들 어쩜 그렇게 손녀 잘 키웠냐고 하더라”
에서 느껴지는 할머니의 두 개의 마음.
매번 돈 쓰고, 한 번씩은 꼭 혼나지만,
여든여덟의 할머니와 서른의 손녀가
아옹다옹하며 지낼 수 있으니 다행이다.
전화하면 “어~~출근하고 있어?”
하며 전화 받는 할머니가 있어 안도했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