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되니 나에게 관심이 많아졌다. 어떤 것을 원하고. 어떤 것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즐기는지. 그리고 무엇이 싫은지. 그동안 숨겨왔던 나의 모습을 하나씩 하나씩 찾는 재미가 있다.
나는 숫자에 집착한다.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쓰면서 새로운 나를 알게 되었다. 나는 숫자에 집착한다. 그것도 딱 떨어지는 숫자에. 50, 100, 150, 200. 이렇게 쉽고 심플한 숫자가 너무 좋다. 원래 나는 숫자에 약한 사람이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집착하게 된 숫자가 있다니. 이상하다. 아마 기억하기 편해서 좋아하고 집착하는 것 같다. 그리고 뒤에 붙은 0이라는 숫자가 예쁘다. 타원형을 닮은 0은 답답하지 않다.부드럽고 유연해 보인다.
지금은글 200편이라는 숫자를 채우는것에 집착하고 있는 중이다. 그것도 오늘오후 2시 전까지 어떻게든 채우고 싶다. 200이라는 무지개가 코앞에 있다. 아예 멀리 있으면 빠른 포기를 했을 텐데 정말 손끝 가까이에 있으니포기가 안 된다. 200에 집착을 안 할 수가 없다. 사실 숫자 같은 것에 얽매이지 말고 마음 편하게 내려놓을 수도 있다. 숫자는 인생에서 큰 의미가 없어.라는 말을 앞에 세우면 나는 나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이 숫자에 욕심을 내도 괜찮지 않을까? 욕심을 내지 않고 어떻게 하고 싶은 많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욕심을 내야지만 완성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욕심이 집착이 되어 원하던 일 가까이에 나를 데려다준다면 그런다면. 한 번은 욕심과 집착을 내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다. 나중에 그때 왜 끝까지 하지 못 했을까. 바보같이. 1분 1초 전까지 끝까지 버틸걸. 아쉽다. 이런 씁쓸한 한 마디를 내뱉고 싶지는 않다. 이미 많은 시간, 많은 것들에 대해이 말을많이 했다. 끝은 알 수 없겠지만. 끝이 오기 전까진 계속 욕심내고 집착을 하려 한다. 부디. 이 집착의 끝이 평안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