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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Nov 16. 2024

meet : 기다림과 멈춤

일상 그리고 사소한 것들에 대해


기다림과 멈춤이라는
단어를 주는 건
산책이다




산책을 하고 있다. 누군가도 산책을 하고 있을까? 5월친구들과 산책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행궁동에서 길을 걸었던 기억도 난다. 그때도 지금처럼 햇볕이 따뜻했었다. 다시 친구들을 만나 공원이나 거리를 걷고 싶다. 밥도 먹고, 거리 구경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걷고, 먹고, 걷고, 구경하고, 또 걷고, 차를 마시고…. 아무래도 이렇게 산책하고 즐기려면 잠깐은 힘들겠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 해야 하는 산책이다.




긴 산책을 하기 위해서는 친구들과 주말에 만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날이 좋은 토요일에 만나서 같이 산책하고 구경하면서 하루를 보내면 좋겠다. 그전까지 나는 집 앞을 산책하면서 지내면 되겠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산책할 준비를 한다. 이어폰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다른 사람들은 산책을 시작할 때 어떤 준비를 할까? 운동화를 신고 음악을 들으면서 산책할 준비를 할까. 아니면 이어폰 없이 주변 소리들을 들으면서 산책을 할까. 혼자 산책할 때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역시 산책을 하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산책과 걷기. 같은 걷기이지만 이 둘은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걷기보다는 산책이 더 좋다. 걷기와는 다르 게 산책을 하면서 주변에 있는 나무와 풀, 꽃, 물웅덩이 그리고 하늘을 볼 수 있다. 햇빛과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얼굴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햇빛 때문에 잠깐 걸음을 멈추고 눈을 감고 하늘을 보는 여유가 생긴다. 햇빛을 쬐는 느낌. 그래서 산책이 좋은가 보다.




산책을 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풀, 꽃, 구름이 보이면 영상 촬영을 한다. 영상촬영이 산책을 더 즐겁게 만들었다. 내 시선을 바꾸어 주었어. 평소에 흘려보내던 작은 사물들을 더 보게 되었다. 걷기만 하던 걸음이 ‘멈춤’이라는 것도 하고. ‘기다림’이라는 것도 하기 시작했다. 멈춤. 기다림. 참 좋은 단어들이다. 하지만 잘 안 되는 단어들이다. 멈춤과 기다림이라는 단어들을 만나게 된 산책이 좋아진다.



산책을 좋아한다. 멈춤과 기다림을 주는 산책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작은 사물들을 보게 만든다. 따뜻한 햇빛을 만나 좋고, 하늘과 구름을 천천히 볼 수 있어서 좋다. 오늘은 잊지 말고 산책을 나가야겠다.


 

산책을 하면 하늘과 구름을 만날 수 있어 좋다.


 


사진출처: 내 폰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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