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도자기 일기
배움은 끝이 없다.
드디어. 마켓에 나간다고 한다. 도자기를 만들어 판다니. 뭔가 신기하다. 이때부터 무언가 바삐 돌아간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겠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일까. 그래도 나와 비슷한 멤버가 한 분 있어 위안을 얻는다. 괜찮다. 도자기별에 사는 도자기인들의 회의가 곧 끝나면 지구별에 있는 일반인에게 친절히 알려 줄 것이다. 그래도 대화의 내용을 들어보니. 크리스마스 시즌 세트를 구성하는 것 같다. 가볍게 참여한 나는 관망 중이다.
관망 중이긴 한데… 진짜 궁금하다. 저기 ‘W1‘이 뭘까요? 아~! 흙이요. 흙이구나. 흙에도 이름이 있겠구나. 고개를 들어 W1을 보았다. 아는 흙이다. 심지어 분명히 저 흙으로 접시를 만들었었다. 민망하지만. 괜찮다. 그럴 수 있지. 더블유원. 지금이라도 잊지 않으면 되겠지. 그러면 저기 하얀색 흙은 뭘까요? 아~! 중국백자토요. 흰색이긴 하다. W1과 비교하니 확실히 흰색이다. 그러면 중국백자토로는 무얼 만든다는 걸까.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를 만든다고요. 그것도 세트로요. 세트 A. 세트 B. 세트 C. 그러니깐 크리스마스 접시 세트에 오너먼트 3세트를 만든다는 거지요? 무지하게 많다. 네? 잔도 만든다고요…. 이거 이거 가볍지 않을 듯하다.
도자기별에는 아직도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지구별에서 질문이 들왔어요. 저기 궁금한 것이 하나 더 있는데. 고블릿잔이 뭐예요? 아이코. 고블렛잔이구나. 와인잔과 비슷한데 다리가 짧다고요. 이게 무슨 말일까? 알 듯 말 듯. 카페언니가 일어나 유리 고블렛잔을 가져와서 보여 주었다. 아~! 이 잔이구나. 다리가 짧은 와인잔. 근데 이 유리 고블렛잔 이쁘네. 고래도 이쁘고. 고래는 어떻게 붙인 건가요. 유리 전사지로 붙여서 가마에 넣는 거라는 언니의 답. 유리 안 깨져요? 참 바보 같은 질문이구나. 600도씨 내외의 고온에서 가마소싱을 해서 나온다는 답을 들으니. 더 민망하다. 그냥 이 이쁜 유리고브렛잔에 맥주를 따라서 마시고 싶을 뿐이다. 그나저나. 회의는 진짜로 끝이 없구나. 그런데 나, 괜찮은 걸까? 뭐라도 만들어야 할 분위기이다.
저기 그러면. 나는 오너먼트 세트 만드는 거 같이 할까? 가볍게 던진 말. 앞으로의 고난을 알았다면 절대 꺼내지 않았을 말. 왜냐고요? 오너먼트 세트는 중국백자토로 만들거든요. 이때는 몰랐지요. 기껏해야. W1 흙으로 접시 몇 개만 만들어 봤었으니깐요. 까다로운 중국백자토. 너와의 밀당이 이때부터 시작된 거구나. 내가 밀당은 잘 못해도. 인내는 한다. 될 때까지 잡고 만들면 되겠지. 아마? 살려줘. 너무 어렵다 중국백자토. 잠시 숨 고르기 하고 올게요.
중국백자토~~~ 와 밀당하기.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