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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아지강씨 Nov 08. 2022

TCI 성격검사 - 스스로가 늘 숙제인 사람에게


"아유 쟤는 타고난 성격이 원래 좀 그래"



나라는 사람을 지배하는 타고난 성격이란 대체 어디서 오는가 - 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살아오면서 어떤 부분들은 부모님 혹은 형제자매와 소름 끼치게 닮아있으면서도 또 어떤 부분만큼은 도대체 내 삶의 어느 변곡점에서 형성된 건지 궁금한 항목은 없으셨나요? 성인 이후로 제가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하나씩 정의하며 살아가 보고자 하는 이 호기심 때문에라도, 내 성격에 대한 이론적 배경은 제가 꼭 자세히 알기를 희망하는 항목이었습니다.




심리학 용어로써 인간이 애초에 타고나는 성향인 기질(temperament)과 주변 환경에서 경험하면서 형성되는 성격(character)을 구분하여 사용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TCI 성격검사가 탄생했는데요, 이것은 개인의 '기질'과 ‘성격'의 구성 요소 각각이 전체 인구 집단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 해당하는지를 알려주는 검사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에게 "너는 그래서 그렇고, 쟤는 저래서 그래"라고 두루뭉술하게 말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수치와 자료를 제시하면, 그 문제의 원인을 더욱 받아들이기 쉽고 스스로에 대한 인식을 객관화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참 상담 회기를 진행하던 중 선생님의 권유로 (설레는 마음으로) 인생 첫 TCI검사를 수행했습니다. 약 1~20분에 걸쳐 150문항에 달하는 5점 척도 항목을 풀고 나면 각 세부 항목별로 나의 점수가 어디쯤 위치하는지 백분위 그래프와 수치로 값을 알려주는 시스템이더라고요. ( ex. 당신은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78)과 사회적 민감성(93)이 평균 이상 훨씬 높군요)



생각보다 정교한 결과 수치와 함께 항목별 디테일을 살려 자세하게 안내해주셨습니다. 제 기질과 성격에 대해 주요 키워드와 장·단점을 뽑아 보았더니,



[기질] 파트에서 저는 H-L-H 기질입니다. 열정적인(passionate), 연극성(histrionic), 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이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사람 속에서 에너지를 얻고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나, 감정의 업다운이 좀 심한 편에 속하는 성향이라고 합니다.


(장점)


- 사람들과 어울림을 즐기고, 무리 속에서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을 좋아한다.


-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파악하고 배려하여 따뜻하게 표현할 수 있다.


- 일의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먼저 보고 열정적으로 몰입하는 모습을 보인다.


(단점)


-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 남들의 시선이나 관심과 같은 외부적인 상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 관계 초기에는 매력적인 인상을 주지만 다소 피상적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다.



특히 단점 항목에서 구구절절 뼈 맞는 말이 많았습니다. 이어서 상담 선생님께서 세부 항목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주셨는데 특히 사회적 민감성이 가장 높게 나와서 이것이 회사 업무 혹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을 때 아주 좋은 장점이 될 수 있으며 가끔은 낮은 자존감의 수렁에 빠지게 하는 요소일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바꿀 수 없는 타고난 기질이라니 !)




[성격] 적인 특성도 같이 결과로 보여졌는데 저는 논리적인 성격(H-M-L)으로 결괏값이 나왔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일관되게 추진해나가며 책임감 있고 신뢰하는 인상을 준다고 합니다. 합리성과 효율성을 중요시하며, 상당히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관심을 유지한다는 걸 보니 제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관과 일맥 통하는 면이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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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몇 가지 삶의 실패가 한꺼번에 몰려든 탓에 단점, 극복할 점에만 집중하고 있던 저에게, 선생님께선 다음 시간까지 '타고난 기질적 장점을 발휘했던 순간들을 10개 생각해오기'를 숙제로 내주셨습니다.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저를 이끌어주신 상담쌤 덕분에 검사를 둘러싼 시간이 굉장히 즐겁게 흘러갔습니다.




한동안 유행 중인 MBTI도 결국 나와 타인이 다름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이자 (특히 관계를 대할 때) 많은 인사이트를 주는 일종의 사회실험지수(?)였습니다. 이번에 진행한 TCI는 좀 더 정교한 항목들로써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습니다. 앞으로는 궁극적으로는 성격검사를 했다고 해서 내가 틀렸거나 잘못된 부분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어떠한 성격이든 그 장·단점을 가지고 있음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특히 심적으로 힘들 때는 내가 가진 기질적인 장점과 맥이 통하는 방향으로 스트레스 제거 방법론을 실천해 보는 것에서 그 의미를 찾고자 합니다.




자신을 스스로 좀 더 정확하게 앎으로서 사람들로부터(혹은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반복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분이라면, 감히 추천 드리는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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