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르는 시선 안에서의 집사 생활
룬이가 내게 마음의 문을 열고 나서는, 나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컴퓨터를 켜면 모니터 옆에 올라와 "야옹" 하고 울고,
마치 집중하지 못하게 일부러 키보드 위를 가로막았다.
내가 밥이라도 먹으려고 하면 식탁 위에 슬그머니 올라와 참견을 했다.
그때부터 내게는 ‘제대로 된 식사 시간’이라는 게 사라졌다.
결국 내가 생각해낸 방법은 새로운 식탁을 침대 옆에 상을 두는 것이었다.
급하게 이동형 책상을 하나 구입해 조립을 마친 뒤,
그 위에 밥과 반찬을 차려놓고 식사를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침대 옆에서 먹을 때는 룬이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마치 "여기서는 먹어도 돼" 하는 듯이.
그 모습이 꼭 엄마들이 놀이터에서 아이를 지켜보는 모습과 닮아 있었다.
놀이터에서는 혹시나 다칠까 싶어 시선이 떨어지지 않지만,
막상 집에 들어와 놀면 안심하고 집안일을 하는 것처럼.
‘왜 고양이를 주인님이라 부르는지’ 그때 깨달았다.
주인님의 주변에 집사는 반드시 있어야 하고 허락하지 않은 보이지 않음은 절대 허락되지 않는 법.
배달 음식을 시킬 때도 늘 요청사항에 이렇게 적었다.
“고양이가 참견해서 잡다한 건 다 빼고 밥만 주세요.”
웃음이 나지만, 내겐 아주 현실적인 부탁이었다.
그렇게 룬이에게 맞춰 살다 보니 나도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겼다.
가끔은 ‘집사의 식사 권리’를 찾겠다며 식탁에서 다시 밥을 먹었다.
그런데 이번엔 곁에 룬이의 애착 의자가 옆에 있다보니
놀랍게도 룬이는 그 의자에 앉아 얌전히 기다려주었다.
기다림을 배우는 대신 내 곁을 떠나지 않는 방식으로.
결국 급히 샀던 이동형 테이블은 중고로 팔았고 나는 다시 식탁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모든 게 다 해결된 건 아니었다.
컴퓨터 앞에서는 여전히 타협점이 보이지 않았다.
그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로 풀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