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하루는 새벽 3시부터
나는 룬이의 식사 시간을 아침·점심·저녁, 딱 세 번으로 정했다.
고양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점차 적응한다고 했으니, 내 루틴에 맞춰 룬이도 함께 맞춰가길 바랐다.
규칙적인 삼시 세 끼를 먹고, 나머지 시간엔 자고, 일어나면 놀고. 그렇게 단순한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
출근하는 동안 밥을 챙겨줄 수 없으니 동네 중고 앱에서 자동 급식기를 하나 들였다.
한 끼당 15~20g 정도 나오도록 설정해두고
무엇보다 집사가 자는 새벽 시간만큼은 배식이 되지 않게 막았다.
밤에는 고요히 자고, 아침이 되면 함께 하루를 시작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웬걸.
새벽 3시 전후로 하루를 시작하는 고양이에겐 텅 빈 공복의 시간이 견디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나는 알고 있었다. 새벽 울음에 반응하면 그게 곧 습관이 된다는 것을.
그래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버텼다.
아무 일 없다는 듯, 한동안 모른 척하며 눈을 감았다.
그러나 룬이는 끈질겼다.
내 머리맡 이곳저곳을 오가며 “야옹, 야옹” 하고 울어댔다.
작은 방 안을 가득 메운 울음은 무시하기엔 꽤 컸다.
몇 날 며칠을 그렇게 버텨봤지만,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조금 물러섰다.
자동 급식기의 설정을 바꾸어 새벽에도 소량의 사료가 나오도록 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룬이의 울음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나를 깨우던 새벽의 야옹이 차츰 사라지자 방 안의 공기도 조금은 평온해졌다.
하지만 이 녀석,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새벽의 울음은 줄었지만, 오전 6시만 되면 어김없이 집사를 깨우는 것이다.
하필 계절은 여름, 낮이 길고 저녁이 짧은 시기였다.
나는 이번엔 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일어날 시간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무심히 7시까지 기다리며, 룬이가 스스로 적응하도록 했다.
그리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 룬이도 달라졌다.
나의 기상 시간에 맞춰, 울음을 줄여갔다.
고양이의 루틴과 집사의 루틴이 맞춰져 가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부딪힘 속에서 우리는 점점 서로의 시간을 배워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