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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 작 하는 그녀 Jan 08. 2021

아기 눈꽃에게

짧은 수작 에세이 2. 정인아 미안해

세상에 처음 안겼을때

참으로 예뻤다


더 나은 세상에 나아가기 위한

사뿐사뿐 청아한 아장거림


처음 만나는 세상을 알아가기 위한

반짝반짝 투명한 눈망울


차마 알지 못했다

흔들거리는 걸음마로 변해갈 때까지

고운 숨결이 가쁜 숨결로 바뀌어 갈 때까지


그 곳이 

잿빛 가득한 어른 세상이었다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세 번의 예고에도...


말 못하는 16개월생의 무력함이 아니라

말도 안되는 어른 세상의 무능함이다.


뒤늦게 할 일이 생겼다.

따스하게 품어주지 못한 이 곳 어른 세상을 바꾸어가는 일.


하나하나의 목소리가  

큰 울림이 되어 닿기를.


뽀얗던 얼굴, 이제 뽀얀 한 줌의 흩날림이 되었지만

폭신한 이 하얀 겨울 

눈꽃이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길

따스한 축복 속에 안기기를.





이 글은 입양된 후 양부모의 손에 학대당하고 이제는 하늘나라로 간

정인양을 추모하며 쓴 글입니다.


16개월 어린 생, 271일간의 힘들었을 날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어른 세상이 떳떳해지는 날을 위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사회적 제도가 재빨리 정비되길 바랍니다.

저도 내일 진정서 접수하러 갑니다.



https://www.fnnews.com/news/202101050831298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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