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있니?
종이 울린다
두꺼운 철문이 열리고
아이들이 와글와글 순서를기다리며 앉아있다
우리 엄마 어디있을까??
선생님이 마이크로 아이 이름을 부르면
뛰어와서 저마다 안기며 종알종알종알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상하다
매일 있는 일상인데
어떤 이들은 아이를 무릎 꿇고 눈을 맞추어 안고
볼이 패일듯 깊게 입맞춘다
빛나는 눈을 더 빛나게 들여다보며
아이의 일상을 궁금해한다
소란스럽거나 요란하지 않고
둘만의 조용한 의식처럼
과시하지도 않는다
다르다
분명 다르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수많은 부모들을 보았지만
아이가 방과 후에 나왔다고
이렇게 행복해 보이는 경우가 얼마나 있었지?
다음 일정을 이어 가느라
가방은 받아서 매고 짐은 내가 받아 들어도
간만에 귀국해서 공항에 마중나온 사람처럼
서로 반기고 저렇게 반가워 한다니
어느 날은,
공항에 마중나온 반응을 보이는 사람 중 하나인
미국인 아빠에게 물어보았다
'아이와 인사할 때 너는 너무 행복해보여'
그 사람은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 있겠어
햇살이 이렇게 좋고
아이가 웃고 있는데'
그렇지, 맞아
대답은 했지만
내 마음은 온전히 동의 할 수 없었는지
더 이상 할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가슴이 일랑였다
대단한 여행도, 좋은 프로그램도
친구들을 초대한 멋진 파티도 아닌
저렇게 든든한 포옹이라면
두터운 철문 뒤 날 기다리던 것이
저리도 환한 미소라면
무슨일이라도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으리라
이것은 돈 한푼도 들지 않고
아이도 나도 매일 할 수 있는 행복한 일이였음을
이것이 내가 아이와 쌓을 수 있는
소중한 추억임을
이 순간이 바래도
저 빛나는 눈으로 바라봤던
더 반짝이는 내 표정과 사랑은
너의 맘속에 남겠지
이 험한 세상에 작은 빛은 그런 순간들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