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덩이
작은 구덩이에 몸을 웅크리고
한껏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있으면
이 불편한 마음을 잠재울 수 있을까
달팽이처럼 움찔하고 힘들때는
재빨리 몸을 피할 껍질이라도 있다면
다시금 졸졸졸 흐르는 맑은 물소리에
빼꼼 얼굴을 내밀어 안심할 수 있다면
연하고 연한 살을 꽈악 물린것처럼
피가 나도 저지할 사이 없이
그저 도망치고만 싶어
네 작은 영혼이 상쳐 받았음에
너의 큰 키와는 반대되는 그 작고 여린 것에
어찌할 줄 모르고 구덩이를 찾다 멈춘다
내가 이제야 보게 된 것을 그 손에 쥐어 줄 수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넣어 줄 수도 없지만
그저 미소지으며 기다릴 수 밖에
응원하고 있어 괜찮아 그렇게 느낄 수 있어
그러니 다시 웃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