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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메로나 May 03. 2024

그것은 그곳에 없었다(6)

각자, 또 함께 적응을 해보자

적응을 해야만 했다

어떻게 적응을 해야 할까


첫째는 6학년 10월달에 전학을 와서

정말 서먹서먹 했을테고

둘째는 4학년이여서

막내는 5살이여서

나는 42살이여서 각기 적응을

해야했다



남편도 회사를 옮겨서 적응이 힘들텐데

그래도 주말마다 제주오는게 여행오는것 같다며

신난다고 했다

그도 그럴것이 남편은 고등학교때 뉴질랜드에서 2년 살았던 덕에 아이들과 뉴질랜드같은 곳에서 살고싶다고 해왔었다

자연은 뉴질랜드의 축소판같은,

그러나 인프라가 갖춰져있는

제주에 감탄을 할 수 밖에 없는것이였다

더구나 남편은 일중독이라 그나마 왔다갔다 하는 동안 멍하니 쉴시간이 생긴다고 했다


남편의 회사 사람들은

와 부럽다 나도 제주에서 살고 싶다

좋겠다 혼자살아 보다니

아이들 영어때문에 간거냐?

일년살기냐

등의 질문을 하곤 했는데

그중 결혼한 여직원들은 역시 현실적인면을 궁금해했다


아이 셋에 개 한마리라니 아무리 이모들이 계시다고해도 오랜만에 만나는거라 의지할곳도 없을텐데 어떻게 사는거냐

라고 말이다


우리 남편은

아 그건 걱정마라

난 애들이 어렸을때도 같이 살면서 크게 집안일을 하거나 육아를 잘 안했기 때문에 육지에 사나

제주에 사나 와이프가 혼자하는건 같다

그래서 괜찮다


..........


라고 해서 듣는 사람들을 침묵으로

이끌었다고 한다


본인이 호탕하게 이야기 한것처럼

사실이였고 오히려 매일 일하다 눈이 시뻘겋게 되서 겨우겨우 한시간걸려 퇴근하고 자고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지 않는건 좋았다

회사 오분거리에 방을구하고 회사에서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잠을 자는 단순한 생활은 예민했던

남편을 한결 부드럽게 만들었다


피곤에 지쳐 날카롭던 얼굴과 말투는


제주에 와서 운전 할 때 마다

하늘에 구름 모양을 볼 때 마다

에메랄드빛 바다를  볼 때 마다

보말을 잡을 때 마다

강아지와 산책을 할 때 마다

바람을 맞을 때 마다

조금씩 눈녹듯 녹아내렸다

지금은 원수에서 친한 친구가 되었달까


어른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자연이 의지가 되었다

습기를 살짝 머금은 공기도

휘몰아치는 바람도

옆으로 내리는 비도

경이롭고 신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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