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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수다쟁이 May 07. 2020

글을 쓰는 나만의 철칙

글이 너무 쓰고 싶어서..

글을 읽다 보면 술술 읽히는 글이 있고, 그렇지 않은 글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모바일로 텍스트를 읽는 시대에는 강하고 임팩트 있는 글이 살아남을 수 있음을 느낀다. 독자를 'Lean Forward' 할 수 있는 콘텐츠가 앞으로 모바일 시대에 대세를 이룰 것임은 입증된 사실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끊임없이 생각을 한다는 의미기 때문에 풍요로운 삶을 위해 꼭 필요한 행위이다. 단 며칠이지만, 매일 한 편씩 글을 쓰면서 생각이 풍부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내가 글을 쓰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글을 쓰기 위해 특별히 무언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꼭 지키고자 하는 철칙이 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욕망만 넘쳐나지만 주제넘게 '나만의 글쓰기 철칙'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1. 주제를 벗어나지 말 것.

글을 쓰기 위해 가장 먼저 소재를 정하면 큰 틀에서 주제를 벗어나면 안 된다. 나도 모르게 무아지경으로 글을 쓰다 보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져 옆길로 새는 경우가 있다. 가령, 라면에 대한 글을 쓰면 라면에 대해서만 쓰면 된다. 단무지 맛있게 먹는 방법을 첨가할 필요는 없다. 전체적인 주제를 벗어나서도 안되고 문단마다의 주제를 벗어나서도 안된다. 간단히 말하면 딴소리하지 말라는 것.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만 하는 것이 어느 장르의 글이나 강조하는 중요한 원칙이다.


2. 간결하게 쓸 것.

나는 원래 어휘력이 좋지 못해, 장황하게 미사여구를 달지 못한다. 그래서 한 문장을 길게 쓰지 못한다. 그런데 그게 장점으로 작용했다. 문장이 한 줄 이상 넘어가면 가독성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쩔 수 없이 한 줄 이상 쓰는 경우가 있겠지만 가급적이면 한 줄 안 쪽으로 쓰는 것이 적당하다. 두 줄을 넘어가면 무조건 두 문장으로 나눠야 한다. 그래야 좀 더 가독성이 있고 말의 연결도 부드러워진다. 문장은 길어질 수록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게 한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님을 상상하면 쉽다. 말이 끝이 날 듯 끝이 나지 않는 교수님들은 학생들을 잠들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문장은 길어질수록 맛깔이 나지 않는다.


3. 두괄식으로 쓸 것.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은 가장 첫 문장으로 써야 한다. 그 뒤에 앞 문장을 뒷받침해줄 말을 쓰면 된다. 그러면 필자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한국말은 동사가 뒤에 위치해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고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글을 쓸 때는 두괄식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하고 싶은 말을 문단의 마지막에 쓰게 되면 글은 늘어질 수밖에 없다. 글을 열심히 썼다고 해서 모든 글을 완벽하게 읽는 독자는 없다.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은 독자의 눈이 위치하는 첫머리에 자리 잡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누구나 글을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에 대해 말했다. 읽히기 쉬운 글을 쓰는데 중요한 원칙들이지만 나조차 쉽게 지키기 어려운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매일 글을 쓰는데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다음은 누구나 생각하지는 않지만 내가 지키는 철칙들이다.


4. 쓰고 싶은 글을 쓸 것.  

하고 싶은 말은 마음속으로만 담아 둘 필요는 없다. 한 번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사소한 소재라도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면 된다. 억지로 쓰는 글은 마음을 괴롭게 할 뿐이다. 예를 들자면 모든 일이든 도전적으로 해내야 할 것만 같은 자기소개서. 멋진 삶으로 지어내야 할 것 같은 자기소개를 보고 있자면 마음이 괴로워 손이 가질 않는다. 나는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에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다. 글을 쓰는 데는 왕도가 없다. 얼마나 잘 썼는지 평가되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걸 추천한다.


5. 마무리를 잘할 것.

글이 마무리가 안되면 완성된 글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운 원칙이기도 하다. 글이 어중간하게 용두사미 꼴이 되어 버리면 그것처럼 볼품없는 글도 없을 것이다. 마무리는 나의 그림자와 같다. 언제나 뒤를 따라와야 하고 글 전체를 아우르고 있어야 한다. 또한 끈기 있는 글쓰기를 위해서도 마무리를 잘 지어야 한다. 완성도 있는 글을 몇 번이나 써봤냐 하는 경험은 글을 쓰는 데 있어 커다란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6. 여러 번 읽을 것.

문장의 느낌은 한 번 읽을 때와 두 번 읽을 때가 다르다. 한 번에 일필휘지로 쓸 수 있다면 좋으련만, 나는 대단한 작문가가 아니니 여러 번 문장을 반복해서 읽고 고친다. 이는 체화된 글쓰기 습관이지만 완성도 있는 글을 쓸 때면 더 많이 반복하는 원칙이기도 하다. 문장을 여러 번 읽고 고치면 맨 처음의 문장과 결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만큼 고민을 많이 하고 한 문장 한 문장 녹여내기 때문에 글 전체에 애정도 쌓인다. 글을 쓰는 사람 스스로가 계속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 때문에 여러 번 읽으면서 나만의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은 담아두면 고민이 되지만 글을 써 내려가면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사람은 자꾸 무언갈 기록으로 남기려 하는 것 같다. 나도 살면서 한 번쯤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고 싶다. 이왕 남길 거 자-알 남기고 싶다. 그래서 꾸준히 글을 쓰고 싶고 또 잘 읽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아직 남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만한 글을 쓴 것은 아니지만 그 언젠가를 위해 '위의 몇 가지 철칙'들을 생각하며 글을 쓴다.


이 글을 읽고 있을 익명의 당신이 내 글을 읽으며 '나의 글쓰기 철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바라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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