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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Sep 01. 2020

마흔두 살에 받은 기적 같은 선물

마흔 넘어 다시 시작된 육아 1

  대기업을 10년 넘게 다닌 남편 귀농을 하기로 했고 지방으로 내려간 지 3개월이 지난 어느 날 나는 목감기가 심하게 들었다. 살다 살다 그렇게 목이 아프기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목이 너무 아파 우선 약국에서 목감기약을 먹었는데 소용이 없었다. 안 되겠다 싶어 참다 참다 병원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냥 느낌이 싸했다.


  남편도 옆에서 요즘 내가 이상하다고 했다. 술도 못하는데 농장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 남편에게 전화해서 술을 사 오라고 한 것이다. 편의점에 가서 맥주를 종류별로 5개사 오라고 다. 그때 한창 맥주가 4, 5개에 만원 하는 행사가 있었다.


  남편이 사 온 맥주를 보자마자 캔하나를 들고 뜯더니 약을 먹듯이 홀짝홀짝 먹었다. 뜯은 맥주캔 하나를 조금씩 이삼일에 걸쳐 먹었다. 그냥 나도 모르게 시원한 맥주가 땡겼다.


  난임인 우리 부부는 설마. 에이 무슨 말도 안 돼. 딸아이도 힘들게 20번도 넘은 시술 끝에 마지막 시험관으로 결혼 6년 만에 6번 유산 끝에 만났는데. 의사 선생님도 자연임신은 절대 안 된다고 하셨는데. 나팔관 한쪽도 없는데. 배란도 불규칙한데. 절대 임신일 없지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병원 가기 전 임신이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해 두자 하는 생각에 일어나자마자 약국에 가서 임테기를 사 왔다. 임테기도 참 오랜만에 사보는구나. 딸아이가 6살이니 6년 만에 사보는 임테기였다.


  집에 와서 임테기를 갖고 바로 화장실에 가서 소변검사를 했다. 그런데 세상에나. 바로 진하게 뜨는 선명한 두줄.


"으악! 여..여보. 어떡해. 두줄이야."


  거실 소파에서 누워있던 남편을 부르며 나는 소리를 질렀다. 기쁨보다는 두려움, 걱정, 무서움으로 놀라 지른 비명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마흔두 살에 기적같이 자연임신으로 만난 둘째의 첫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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