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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Sep 22. 2020

전치태반이요?

마흔 넘어 다시 시작된 육아 4

  난임이었던 내가 기적같이 마흔한 살에 둘째를 임신한 지 16주가 되자 울렁거리던 입덧이  잦아들어 살 거 같았다.


  그런데 16주 하고 하루가 지난 아침 왈칵하고 출혈이 나오기 시작했다. 너무나 무섭고 놀라 남편에게 연락을 했고 농장에서 미친 듯이 차를 몰고 온 남편과 바로 산부인과로 갔다.


"선생님, 어떡해요. 아침에 출혈이 좀 있었어요."

"그래요? 어디 좀 봅시다."


  굴욕 의자에 앉자마자 또 울컥하고 느껴지는 출혈.


"어? 출혈이 너무 심한데? 초음파 좀 볼게요. 음, 전치태반이라고 태반이 아래로 쳐졌어요. 그래서 출혈이 나왔고요."


  선생님은 내려간 태반이 다시 올라올 수도 있으니 절대안정이 필수라 하시고는 입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일단 남편에게 근처 대학병원에 자리가 있는지 빨리 가서 알아보라고 하셨다. 노산이고 어떤 응급상황이 올지 모르니 대학병원으로 가는 게 좋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 당시 우리는 경남에 살았는데 집 근처 대학병원은 경상대병원뿐이었다. 선생님은 경상대병원에 자리가 없으면 대구나 부산까지도 갈 수도 있다고 하셨다. 남편은 원무과로 병원들을 알아보러 갔고 나는 침대에 누워 안정을 취다.


  하아. 왜 또 이런 일이. 마흔 넘어 임신은 정말 쉽게 쉽게 넘어가는 게 하나도 없구나. 일단 입원하게 되면 6살 된 딸아이는 어떡해야 하나, 양가 부모님을 불러야 하나, 멀리 대구나 부산까지 가서 입원하게 되면 어쩌나, 입원 준비물은 어떤 걸 챙겨 와야 하나 등등 오만가지 생각들이 다 들었다.


  잠시 후 원무과에서 돌아온 남편은 다행히 경상대병원에 입원할 수 있다고 했고 지금 입원 자리는 없어서 일단 다니던 산부인과에 입원해서 이틀 후 경상대 병원으로 옮기기로 했다.


  의사 선생님은 너무 걱정하지 말고 무조건 누워서 안정을 취하라 하셨다. 그리고는 너무나 궁금했던 둘째의 성별을 알려주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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