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짓이겨지면 붉은 피는 으깨지고
숨결은 번져가는 칼날이 되어
시릿한 통증을 타고 투명한 것을 흘려 보낸다
붉은 눈물이 아니다
어째서 눈물은 투명한거냐고
왜 어째서 붉은색이 아닌거냐고
눈물의 원류는 심장 안에 있는데
아무 색도 입지 않은
맑은 것을 토해내 우는 이유는
붉은 슬픔의 농도를 짙게하려 함인가
붉은 슬픔의 순도를 높이기 위함인가
이윽고 눈물이 흐르지 않는 그때가 오면
겪어야 할 슬픔의 임계치에 도달했다 말해야 하는가
슬픔의 한복판에서는
눈물없는 울음이 내리는 이유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