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깻잎을 직접 길러먹겠노라 다짐하고 모종을 사서 길러봤었다. 채소 재배용 흙에 비료에 이것저것 마련하고 신생아 돌보듯 정성을 쏟았는데 결과는 우울. 이제 막 옮겨심기한 모종을 보며 수확의 기쁨을 꿈꿨건만. 다시 생각하니 눈물이 찔끔 난다.그냥 마트에서 사 먹는 거로...
쌈 싸 먹으려고 산 깻잎을 씻으려고 펼쳐보니 속에 있는 것들 상태가 안 좋았다. 쌈 먹기는 좀 그렇고 해서 양념장 올려 찜을 해보기로 했다. 30장 정도. 꼭지자르고깨끗하게 씻어보자.
양념은 간단하다. 진간장과 생수 1:1 비율로 넣는데, 깻잎 30장 기준으로 한국자(8수저 정도)씩 넣었다.
여기에 참치액 또는 멸치액젓 1수저. 깻잎찜 양념장에는 참치액 또는 멸치액젓이 들어가야 깊은 맛을 낸다. 마지막으로 설탕 평평하게 1수저.
양념장에 들어갈 채소로 양파 반 개, 홍고추 3개, 당근 반 개를 다지고, 대파도 썰어서 반줌 정도 넣는다. 우리 집 대파통에 푸른 것들만 있어 썼는데, 흰 부분을 넣는 게 보기에 좋다. 꼭 필요할 때마다 떨어지는 것은 무슨 조화 속인지...
간장양념에 채소 넣고 다진 마늘 1수저. 고운고춧가루 듬뿍 1수저 넣고 섞기.
참기름 반수저와 깨소금 듬뿍 넣으면양념장 제조는 마무리된다.
깻잎은 전자레인지에서 익혀 먹곤 한다. 골고루 익게 깻잎을 펼쳐서 양념장을 발라준다. 집마다 양념장 바르는 스타일이 다를 것이다. 난 깻잎을 한 장씩 바르지 않고 두장씩 겹쳐서 양념장을 올린다.양념장이 모자라다 싶음 과감하게 세장씩!
양념장을 바른 깻잎. 뚜껑을 닫은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2분 돌리고 꺼내서
국물을 끼얹고 다시 넣어서 2분 돌리고 꺼내기.
TIP 깻잎찜은 두 번 나눠 익히기! 전자레인지 깻잎찜은 조리법이 간단하지만 한 번에 돌리면 윗부분이 마를 수 있다. 조리 중간에 흐름을 끊고, 국물을 보충해서 촉촉하게 해준다.
조리가 끝난 깻잎찜은 바로 반찬통에 옮기지 말고, 양념이 충분히 배이게 용기 뚜껑을 닫은 채로 식을 때까지 둔다.뜸을 들인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짜지 않게 만든 깻잎찜의 맛은 정말 황홀하다. 누룽지를 끓여 같이 먹어도 굿~
난 내 입으로 들어갈 각종 채소를 종류별로 조금씩 길러 먹으면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 그걸로 맛난 음식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대접하고.
지금은 생명력 강하기로 유명한 화초 몇 종류 집안에 키우는 걸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지만, 다가올 미래에는 텃밭에서 흙 밟으며 수확의 기쁨을 만끽할 것이다. 그땐 실패하지 말아야지. 깻잎농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