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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잘노는양슨생 Mar 24. 2023

여행 중 제일 즐거웠던 순간은?

이 순간이기에 누릴 수 있는 것들

 며칠 전 시흥에서 진행된 시흥시티투어 팸투어에 다녀왔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도, 어른인 나도 정말 재밌게 그날의 여정을 즐겼다.

시흥시티투어 여정 중(갯골생태공원, 오이도박물관)


 리무진 버스도 타고, 소금창고도 가보고, 습지생물도 알아보았다. 또 신기한 갯골 전기차도 타보고 풍경을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아보며 그림도 그렸다. 오이도 박물관에서 토기퍼즐 맞추기, 토기에 모양 그리기 등 다양한 체험도 즐겼다.


 선사유적공원 전망대 카페에 올라가서는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그네도 탔다!


 집에 돌아와서 일기를 썼다.

 오늘 정말 다채로운 경험을 해보아서 아이가 어떤 내용의 일기를 쓸지 기대되었다. 평소에도 일기에 재미있게 글을 잘 쓰는 첫째라 오늘의 여정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일지, 또 어떤 글을 썼을지 엄청 기대했다. 



아이는 과연 어떤 일기를 썼을까?

바로바로...


이 그림을 그렸다. 

나는 한참이고 다시 봤다. 무슨 그림이지?


그 날의 그림일기 내용은 이렇다.

오늘 어머니께서 팸투어를 갔다. 거기서 버스 타기 전에 솜사탕을 사줬다. 팸투어만도 재밌는데 솜사탕 까지 너무 기쁘고 고마웠다.



 바로 그날 아이에게 제일 인상깊었던 것은 집에 돌아오기 전 사주었던 솜사탕이었다.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시흥시티투어 오이도 선셋코스의 마지막 여정은 오이도 빨강등대를 보는 것이었다. 멋진 풍경과 덤으로 아이들 눈에 제일 먼저 띄였던 건 밤하늘의 빛나는 불꽃이었다. 


"엄마 우리도 불꽃놀이 하자!!!"

라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다같이 여행하는거기때문에 안된다는 말을 전했다. 등대를 향해 걸어가는데 이번에는 다른 아이들이 들고가는 솜사탕에 눈을 떼지 못한다. 

"와! 나도 솜사탕 먹고 싶다~"

솜사탕 하나 정도는 사줄 수 있을 것 같아, 솜사탕 파는 가게가 걸어가다 나오면 사준다고 약속했다. 

그리곤 아이들은 소리를 질렀다.

"와! 바이킹!!"


 이럴수가! 오이도 빨강등대 가는 길에 만난 바이킹. 못 탈 걸 아는 아이들의 표정이 금방 시무룩해진다. 나는 어서 빨리 솜사탕 가게가 나오길 간절히 바랬다.


 헉. 이윽고 깡통열차가 지나간다. 현란한 빛을 뿜어내고 달리는 깡통열차를 아이들이 넋을 놓고 바라본다. 

'저건 내가 봐도 재밌겠다. 나도 타고 싶다.'라는 속마음이 불쑥 올라왔다.

아이들이 타자고 조르기 전에 선수를 쳤다.

"와 진짜 재밌겠다. 오늘은 못타니깐 다음에 우리 가족끼리 와서 깡통열차도 타고, 바이킹도 타자."



 마침내 오이도 빨강등대 바로 앞에 솜사탕 파는 가게를 만났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리곤 버스를 타야하기에 통에 든 작은 솜사탕을 하나씩 사주었다. 


 기뻐하며 먹던 두 아이의 표정이 떠올라, 첫째 아이가 쓴 오늘의 그림일기가 참 이해가 된다. 수많은 일정 속에 너희들에게는 솜사탕이 제일 재밌고 즐거웠구나! 예전같았으면 '오늘 재밌는거 많이 했는데 다른 거 쓰지 그랬어.'라는 말을 했을 것 같은데, 이날은 그말을 쑥 집어넣었다. 솜사탕 안사줬으면 큰일 날 뻔 했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놀이를 관찰하며 느끼는 것. 

나의 생각과 아이의 생각이 언제나 같을 거라고 단정짓지 말기!

몸에도 안좋고, 가격도 비싸지만 지금 누릴 수 있는 기쁨일테니 가끔 사주마 솜사탕!

나이가 드니 그 달콤하던 솜사탕이 안먹고 싶은거 보니 솜사탕을 좋아하는 것도 아이들이 이 순간 누릴 수 있는 기쁨인 것 같다. 

그림일기의 그림은 바로 솜사탕 전시해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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