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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 SEAN Nov 20. 2024

[일상] 따뜻한 감자튀김

인생의 시간은 바쁘게 흘러간다. 시간 주인의 의도 따윈 개의치 않은 채로.


정말 오랜만에 홀로 감자튀김에 곁들인 맥주를 마신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마음속 누군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이해하고 있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기다리며 기울이는 맥주잔과 감자튀김은 운치가 있어 좋다.


아주 오랜만에 그리운 기분을 안겨다 준다.


굉장하다는 표현은 우리의 상상을 거뜬히 넘어선다. 하지만 거뜬하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의 시간이 내겐 흐르고 있다.


그럼에도 깊은 수사에 젖은 나긋함을 나는 잊어본 적이 없다.


지난밤에도 나를 찾아오고 있으니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 나는 한순간도, 어느 한 밤에도 잊은 적이 없다.


하지만 다시 차가워진 새로운 계절에는, 그럼에도 거뜬하길, 그럼에도 자신을 잃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


미약한 빛은 언제나 함께하고 있으니, 많이 버겁더라도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김이 피어오르는 바게트를 가득 사든 어둑한 저녁을, 아주 이국적인 마을의 정겨운 2층에서 함께 맞이하는 날이 찾아올 것은 분명하므로.


그러기 위해 부단히 힘쓰고 있으므로, 그럴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


전할 마디는 많지만,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님을 알고 있음에,


그러므로 말마디를 줄일 수밖에 없음을, 언젠가는 해명할 날이 오길,


그러길 바랄 따름이다.


다시금 차가운 계절에도 깊숙한 바람이 마음을 헤치진 못하길,


그러길 바랄 따름이다.

(GD의 Power와 로제의 APT.는 미약한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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