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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수 Dec 17. 2020

이렇게 한 살을 또 먹는다.

나이 드는 것의 좋은 점은 무엇일까? 있긴 할까?


벌써 올해가 2주 정도 남았다. 이번에는 정말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다. 사회 분위기도 좋지 않아 2021년이 새로운 해라고 느껴지지 않고 2019년의 계속된 연장선처럼 느껴진다. 내년이면 우리 가족의 초 막내인 나도 삼십 대 초중반에 들어선다. 이 시점에서 나이 드는 것의 의미와 좋은 점이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오늘 날짜의 실시간 석양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자신의 취향이 어느 정도 확실해진다는 점이다. 남들이 좋다는 것은 좋은 줄 알고 따라 하던 10대와 이것저것 다양하게 도전해보는 20대를 지나 이제는 호불호가 확실해졌다. 무언가를 결정하는 데에 드는 시간이 줄어들고 마구잡이로 사들이던 예전보다는 미니멀하고 정리된 옷장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어디를 가고 어떻게 해야 내가 가장 만족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 알기 때문에 시간을 가치 있게 쓸 수 있다.




두 번째 좋은 점은 그래도 예전보다는 인생계획을 눈앞에 그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십 년 전만 해도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또는 어떤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어느 지역에 살게 될지 등등의 모든 것이 불투명했던 것 같다. 그 사이에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반증이 된다.


 지금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 전의 갈림길보다는 갈래가 크지 않다. 그래서 그 당시에 느꼈던 불안감들은 상당 부분이 해소되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긴 했네. 하지만 저절로 이루어진 길이 아니고 그때마다 고민하고 선택했던 결과이기도 하다.



초승달 하나 별 하나



흠... 또 뭐가 있을까? 나이 드는 것의 아쉬운 점을 말하라고 하면 사실 훨씬 쉽게 말할 수 있는데 장점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아, 그래! 주변에 나와 잘 맞는 좋은 사람들이 남았다. 모두에게 착한 사람이 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행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 시간이 너무나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좋은 사람들이 곁에 남았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당시에는 슬퍼했지만 떠나보내고, 그렇게 거리를 두니 오히려 그들의 행복을 바라게 되는 이상한 순간에 다다렀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오락가락한다.




막상 쓰다보니 그 외에도 계속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꼽자면, 경험치가 쌓여서 웬만한 것에는 놀라지 않는다는 ?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여러 사람들을 접하고 보니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을 참 많이 하게 된다.


어디서 읽었는데 저 문장은 마법의 문장이어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다툼을 줄일 수 있는 문장이라고 했다. 물론 여전히 매너 없고 예의 없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그게 잘 되지 않고 “왜 그러지? 이해 불가!”라고 말하는 점에서 아직도 멀었긴 하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기 시작했을 때에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슬퍼하기도 했지만 그 감정의 원인은 무언가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 같았던 두려움에서 시작된 것 같다.


이 글을 읽고 생각보다 나이 먹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아~라거나 오히려 더 성숙해지고 슬기로워지는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래서 같이 사는 이 세상에 존경할만하고 진짜 어른다운 어른들이 많이 늘어나면 좋겠다. 우리 마음은 다 이팔청춘이지 뭐~!



*

글쓴이: 순수

소개: 생각이 닿은 일상을 모아봅니다. 꽃을 만지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씁니다.

http://www.brunch.co.kr/@soon-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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