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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긍정 Dec 03. 2023

드라이브 마이 카

내 음악 플레이리스트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자차를 운전하는 일이 현저히 줄었다. 주말에도 날이 추워지면서 가까운 곳으로 놀러가게 되고, 혹시 조금 먼 곳에 가더라도 남편이 주로 운전을 하기 때문에 장거리 운전을 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오랜만에 친한 친구의 집에 놀러갈 일이 생겼다. 일산에서 평택을 가야했다. 편도 100km. 약 2시간. 누군가와 동승하지 않고 오롯이 혼자 왕복 200km를 달려야 했다. 오랜만에 해 보는 장거리 운전이라 조금 걱정도 됐지만 두근두근 기대도 됐다. 가을을 지나 겨울까지 타고 있는 나는 요즘, 쓸쓸하고 겨울 냄새 물씬 나는 음악에 심취해 있기 때문에 그런 노래들을 원없이 들으며 운전할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출발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드라이브에 어울릴 곡들을 정리한 후 시동을 걸었다.




 첫 곡은 성시경의 두 사람. 성시경의 연말 콘서트 티켓팅에서 광탈한 나는 요즘 성시경 노래에 푹 빠져있다. 아직도 포기하지 못 했다. 너무 너무 가고 싶다. 성시경 연말 콘서트… 아쉬운대로 노래라도 열심히 듣고 있는데, 겨울이 찾아 오니 두 사람, 너의 모든 순간 이 두 곡이 떠올랐다. 취소표가 나오기길 아직 기대하고 있다.


 

 

 

성시경 노래에 이은 나의 선곡은 아이유의 나의 옛날 이야기. 전 곡 모두 리메이크 곡인 이 꽃갈피 앨범의 모든 노래를 좋아한다. 그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바로 나의 옛날 이야기이다. 이 노래를 겨울에 열심히 들었어서 그런지 겨울이 오면 꼭 플레이리스트에 추가 되는 곡 중 하나다.





 그 다음 선곡은 친구가 예전부터 좋아했던 가수라 이름은 들어 많이 봤지만 음악은 전혀 들어 본 적 없었던 ‘짙은’의 해바라기라는 곡. 잔잔하지만 마음의 울림을 주는 곡이었다. 이 곡의 가사가 너무 좋았다.



하늘은 하늘로 그냥 머무르겠죠.
구름은 어디로든 흘러가겠죠.
난 어딜 봐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해 지는 해바라기.


 이 구절이 참 좋았다. 요즘따라 생각이 많은 나에게 공감이 많이 가는 가사였던 것 같다.





 이 외에도 김동률, 악뮤, 폴킴, 태연, 비투비 등 겨울 느낌 물씬 나는 음악들을 들으며 총 왕복 4시간을 달렸다. 오가는 길 모두 막히지 않아 쌩쌩 달렸더니 그렇게 스트레스가 풀릴 수 없었다. 날씨요괴인 나지만 오늘따라 날씨도 맑아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뻥뻥 뚫린 길을 신나게 달리자니 아스팔트 도로가 아닌 마치 하늘 길을 달리는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하는 장거리 운전이라 조금 걱정을 했지만 그 걱정이 무의미 할 정도로 즐겁고 행복한 드라이브였다.

 

 드라이브. 나의 취미가 하나 더 생긴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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